부교설치론 허실/성종수 전국부기자(오늘의 눈)

부교설치론 허실/성종수 전국부기자(오늘의 눈)

성종수 기자 기자
입력 1994-10-26 00:00
수정 1994-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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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행정이 갈피를 못잡고 있다.

아무래도 성수대교 붕괴사고의 충격으로 판단력을 상실한 것같다.

25일 성수대교 옆에 부교를 설치한다고 발표했다가 국방부의 반대로 계획을 다시 철회하는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서울시 행정에 대한 신뢰감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사고 직후 서울시가 부교설치를 검토할 때부터 문제는 싹텄다.

서울시는 교통체증을 해소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그러나 이는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졸속행정이요,전시행정이었다.

부교 설치는 크게 4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우선 양쪽 접안지점까지 차량이 드나들 수 있는 진입로가 마련돼야 한다.그러나 영동∼한남대교간에는 강북쪽 뚝섬시민공원 이외에 진입로를 만들 빈터가 전혀 없다.

또 힘겹게 진입로를 만든다 해도 부교의 특성상 1차선만 일방통행할 수 밖에 없어 교통난 해소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만약 출·퇴근 시간에 차량들이 몰린다면 진입로 뿐 아니라 강변도로·올림픽대로·언주로 등 주변 도로까지 극심한 정체를 빚을 게 뻔하다.

마지막으로 부교는 교량에 연결하지 않으면 설치가 불가능해 결국 무너진 성수대교 바로 밑에 설치해야 한다.이 경우 정밀안전진단과 복구공사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게다가 재건설할 경우 애써 설치한 부교를 다시 철거해야 하고 서울시 전체의 교통대책도 새로 마련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정작 더 큰 문제는 다른데 있다.

차량들이 통행하고 있는 상태에서 부교가 끊어지는 등의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물론 이는 최악의 사태를 가정한 것이지만 이 경우 서울시는 지금보다 더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만 한다.

이같은 문제점을 뻔히 알고 있는 서울시가 단순히 교통체증을 덜겠다는 안이한 생각으로 부교 설치를 추진한 것은 애시당초 판단착오였다.

아무튼 뒤늦게나마 부교설치를 백지화하기로 결정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그러나 이것도 서울시 자체의 판단이 아니라 국방부의 반대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다.

성수대교 참사는 분명 막을 수 있는 사고였다.이번 부교설치 추진도 그 문제점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사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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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10-26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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