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합의문 서명」 제네바 스케치

「북·미합의문 서명」 제네바 스케치

입력 1994-10-22 00:00
수정 1994-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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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주 “전체회의 열어 화해식갖자”/상호교환 협상선례따라 북대표부서 사인/2백여 취재진 “다시 만나자” 석별의정 나눠

북·미고위급회담의 수석대표인 로버트 갈루치 핵대사와 강석주 외교부부부장은 21일 북한대표부에서 핵문제해결을 위한 기본합의서에 역사적인 서명식을 갖고 합의문을 발효시켰다.

이날 북·미양측 대표단은 모두 환하게 웃는 등 북한대표부는 마치 축제분위기를 자아내기도 했다.

○…로버트 갈루치 핵대사등 미국측 대표단은 당초예정된 3시보다 늦은 하오3시25분쯤 승용차를 타고 북한대표부에 입장.

갈루치대표등이 승용차에서 내리자 강석주 외교부부부장등 북측 대표단이 모두 나와 반갑게 웃으며 영접.

○…이날 서명식이 북한대표부에 열린 것은 북한측이 특별히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세리던 미대표부 공보관이 소개.세리던 미공보관은 미대표단이 도착하기에 앞서 북한대표부를 방문,『서명식은 북한이 이곳에서 갖자고 요청했으며 미국은 이를 받아들였다.북한핵문제는 한반도문제인만큼 북한대표부에서 하는 게 바람직하고,서명을 하는 것이 중요하지 서명식을 어디서 갖느냐가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

○…북·미는 이날 서명식에 앞서 한달 가까이 계속돼온 3단계고위급 2차회담을 마무리하는 대표단 전체회담을 열어 핵협상을 종료.

이날 대표단 전체회담이 열린 것은 지난 16일 양측 수석대표가 서로 입장이 팽팽히 맞서 회담장에서 얼굴을 붉히면서 헤어진 데 대해 「화해」형식으로 이뤄진 것.

양측 대표는 16일 『양보할 생각이 있으면 만나고 그렇지 않으면 만날 필요도 없다』면서 서류를 테이블에 집어던지고 돌아선 뒤 합의문타결 이후에도 한번도 만나지 못했던 것.

전체회담은 강대표가 『이대로 헤어질 수는 없다』며 『화해식을 갖자』고 제의해서 이루어졌다는 후문.

○…제네바의 한 외교소식통은 양측의 이면각서에 대해 『북한측이 그동안 강경한 입장을 보여온 사안에 대해 합의문에 넣지 말고 별도의 문서로 만들자고 제의해 작성된 것』이라며 곤혹스러운 모습.

그는 그러나 『국민은 비공식합의문에 또다른 내용이 있을 것으로 의혹을 갖는 모양인데 비공식문건을 공개할 수도 없는 일』이라며 난감해 하는 모습.소식통은 『비공식합의문은 양대표간 서명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부연.

한편 북한대표부관계자들은 이면각서가 있었느냐는 외신기자들의 질문에 『보지도 못했다』며 한결같이 부인.

서명식이 끝난 뒤 회담장주변에서 한달여 얼굴을 마주쳐온 2백여명의 취재진들은 『다음에 다시 만나자』며 석별의 정을 나누기도.<제네바=박정현특파원>
1994-10-2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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