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승용차/곳곳에서 허용 압력/김 상공 “괴롭다”

삼성 승용차/곳곳에서 허용 압력/김 상공 “괴롭다”

권혁찬 기자 기자
입력 1994-09-25 00:00
수정 1994-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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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경제부처 등 삼성편들기 확산/“연내처리” 복안… 악성루머도 나돌아

김철수상공자원부장관은 요즘 괴롭다.『삼성의 승용차 시장진출을 허용해야 한다』는 얘기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기 때문이다.심지어 그를 해코지 하는 악성 루머마저 나돌고 있다.

KDI(한국개발연구원)와 같은 관변 연구기관은 물론,경제부처 일각에서도 삼성의 승용차 허용론이 부쩍 고개를 들고 있다.일부 경제장관이 허용 쪽에 손을 들었다는 소문이고,청와대 비서실의 기류도 「부산 정서」 때문에 허용해야 한다는 쪽으로 많이 기울었다는 얘기가 있다.상공자원부내의 목소리도 한가지가 아니다.

지난 5월 김장관이 불허방침을 발표하려 했던 때와는 분위기가 딴 판이다.때문에 김장관은 그 때 다른 경제부처와 충분히 협의하지 않았던 걸 후회하는 눈치이다.다른 부처와 의견조율을 했더라면 부처간 불협화음은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인 듯하다.

김장관은 최근 두가지 점을 분명히 했다.하나는 삼성이 기술도입 신고서를 낸다면 이를 처리하겠다는 것이고,다른 하나는기술도입 신고와 별개로 자동차 산업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이른시일 내에 천명하겠다는 점이다.

김장관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삼성의 승용차 문제와 관련,『삼성의 기술도입 신고서가 접수되면 허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삼성이 기술도입을 신고할 경우 절차에 따라 불허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그러나 상공자원부의 속 생각을 잘 아는 삼성이 섣불리 신고서를 내지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상공자원부가 승용차 산업에 대한 입장천명이라는 배수진을 준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김장관은 삼성 승용차나 현대그룹의 제철소 건립 등 「뜨거운 감자」를 연내 처리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물론 그에 앞서 대통령의 결심을 다시 한번 구할 것으로 보인다.

연내처리 구상은 정책결정의 지연으로 기업의 투자계획에 더 이상 차질을 주어서는 곤란하고,정부가 나약한 모습을 보여서도 안 되겠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최근 삼성 승용차에 대한 정부입장을 묻는 질문에 『나에게 맡겨달라』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상공자원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 5월께 이미 대통령의 재가를 받은 사안이지만,최근 부산 정서가 정치적으로 부담을 주기 때문에 정부의 분명한 입장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삼성의 승용차 문제는 가능한 연내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김장관이 출마한 WTO(세계무역기구) 사무총장의 경선이 11월께 결판나게 돼 있어 이 시점을 전후 해 장관이 소신을 피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삼성의 승용차 진출과 김장관의 진퇴를 함께 묶어서 바라보는 시각이다.

그러나 과천청사에서는 『아직까지 대통령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들 얘기한다.<권혁찬기자>
1994-09-25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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