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증권·보험 감독원 등 금융감독 당국은 최근 사고 예방책으로 금융기관이 임원 등 경력사원을 채용할 때 전 직장의 경력을 반드시 조회토록 했다.또 경력조회를 의뢰받은 금융기관은 금융사고나 징계 등 전력을 의무적으로 통보토록 했다.
한번 금융사고를 저지른 사람은 금융계에서 영원히 추방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또 이 정도의 고단위 처방이라면 고질화된 금융사고를 막는 데 충분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여러 금융기관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물의를 빚었던 X·Y은행장이나,이철희·장영자 사건으로 파면되고도 당당히 지방 금융기관의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끝내 사고를 저지르고 복역했던 Z씨 등을 생각하면 때늦었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목적이 이처럼 정당함에도 그 수단에는 다소 문제가 있는 것 같다.명문 규정없이 감독당국의 지시라는 형태로 사실상 취업을 제한하는 전력통보 의무제가 자칫 헌법에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나 사생활 보호조항과 상충 될 가능성이 크다.
감독당국은 앞으로 검사 때 전력의 통보여부만 확인하지,통보된 내용이 인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챙기지 못하도록 하면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인사권자의 권한에 간여하지 않기 때문에 금융기관 직원들의 우려처럼 「블랙리스트」로는 작용하지 않으리라고 단언한다.
하지만 감독기관이 전력통보 여부를 확인하는 선에서 점검을 끝내리라고 믿는 사람은 별로 많은 것 같지 않다.또 현재 감독기관의 내규로 금융기관이 직원을 채용할 때 위탁자산 관리자로서의 적합성 여부를 철저히 점검토록 지도하고 있으며,각 금융기관도 이를 철저히 지키고 있다.
그럼에도 X·Y·Z씨와 같은 엉뚱한 인사가 이뤄진 것은 「힘」만 동원하면 규정 정도는 가볍게 뛰어넘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연줄이 우선하는 잘못된 풍토가 사고를 부채질한 셈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모든 인사가 금융기관의 자율에 맡겨진다면 사고뭉치가 이리저리 옮겨가며 물을 흐리는 일은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는 얘기이다.
이번 조치는 신을 신은 채 가려운 데를 긁는다는 「격화소양」식의 처방이라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한번 금융사고를 저지른 사람은 금융계에서 영원히 추방하겠다는 선언으로 해석된다.또 이 정도의 고단위 처방이라면 고질화된 금융사고를 막는 데 충분한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여러 금융기관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물의를 빚었던 X·Y은행장이나,이철희·장영자 사건으로 파면되고도 당당히 지방 금융기관의 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끝내 사고를 저지르고 복역했던 Z씨 등을 생각하면 때늦었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목적이 이처럼 정당함에도 그 수단에는 다소 문제가 있는 것 같다.명문 규정없이 감독당국의 지시라는 형태로 사실상 취업을 제한하는 전력통보 의무제가 자칫 헌법에 보장된 직업선택의 자유나 사생활 보호조항과 상충 될 가능성이 크다.
감독당국은 앞으로 검사 때 전력의 통보여부만 확인하지,통보된 내용이 인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챙기지 못하도록 하면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인사권자의 권한에 간여하지 않기 때문에 금융기관 직원들의 우려처럼 「블랙리스트」로는 작용하지 않으리라고 단언한다.
하지만 감독기관이 전력통보 여부를 확인하는 선에서 점검을 끝내리라고 믿는 사람은 별로 많은 것 같지 않다.또 현재 감독기관의 내규로 금융기관이 직원을 채용할 때 위탁자산 관리자로서의 적합성 여부를 철저히 점검토록 지도하고 있으며,각 금융기관도 이를 철저히 지키고 있다.
그럼에도 X·Y·Z씨와 같은 엉뚱한 인사가 이뤄진 것은 「힘」만 동원하면 규정 정도는 가볍게 뛰어넘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연줄이 우선하는 잘못된 풍토가 사고를 부채질한 셈이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모든 인사가 금융기관의 자율에 맡겨진다면 사고뭉치가 이리저리 옮겨가며 물을 흐리는 일은 얼마든지 막을 수 있다는 얘기이다.
이번 조치는 신을 신은 채 가려운 데를 긁는다는 「격화소양」식의 처방이라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1994-09-1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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