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활개치는 폭력범/만델라정권 사회개혁 시험대(세계의 사회면)

남아공/활개치는 폭력범/만델라정권 사회개혁 시험대(세계의 사회면)

유민 기자 기자
입력 1994-09-12 00:00
수정 1994-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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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소요」 그치자 강도·강간·유괴 빈발/생활고­실업난 해결없인 치안확보 “요원”

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이끄는 새 남아공정부가 「폭력망령」에 시달리고 있다.국민들은 새 민주정부 출범후 한세기이상 지속돼온 폭력이 수그러들길 기대했지만 오히려 폭력범죄가 급증하는 현상을 빚고 있다.

이전의 폭력이 대부분 흑백갈등에 의한 정치폭력이라면 최근의 폭력은 대부분 생활고 때문에 생긴 생활관련 폭력이라는데 그 특징이 있다.이전에는 또 소웨토 등 주로 흑인밀집지역이 폭력의 「장소」였지만 최근에는 요하네스버그 교외의 백인거주 지역에서부터 흑인들이 많이 사는 빈민가에 이르기까지 어디서나 폭력범죄가 난무하고 있다.

집에 철제 대문을 달고 사설경비회사에 경비를 의뢰하는 사람이 느는가 하면 가난한 지역에서는 책상과 침대로 무장강도들의 침입을 막고 있다.여자들은 밤에 혼자서 차를 몰고 다니지 않도록 경고를 받고 있고 레스토랑들은 경비원들을 고용하면서 원치 않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경비원 가운데 일부는 기관총으로무장을 하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띈다.몇몇 호텔에서는 장기숙박손님을 위해 경비원을 무료로 「제공」해주고 있다.

올 1·4분기 남아공에서의 강도발생건수는 지난 93년 1·4분기의 1만9천3백65건에서 올해 2만3천2백74건으로 약 20%가 늘어났고 성폭행 건수도 7천8백55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천1백9건이나 늘어났다.

정치적 소요가 끊임없이 일어났던 흑인 거주지역 소웨토는 지난 4월 남아공 최초의 다인종 선거가 실시된 뒤 비교적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그러나 7월 한달동안에만 이곳에서 35명의 어린이가 유괴당했다.

뿐만 아니라 이들 지역에서는 노상에서 차를 막고 세워 운전자를 묶고 차를 훔쳐 달아나는 승용차 「하이재킹」도 빈발하고 있다.지난해 남아공의 노상에서 강탈되거나 도난당한 승용차대수는 9만대 이상으로 액수로는 33억란드(미화 1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도난당하거나 강탈된 차량들은 일부가 케냐까지 팔려간다고 경찰은 귀띔하고 있다.자동차 강도사건의 빈발과 관련,현지의 한 신문은 『승용차를 운전하는 것은 사형집행 영장에 서명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에 대해 『인종차별정책의 굴레에서 벗어난지 얼마되지 않아 다시 폭력의 굴레에 빠져들었다』고 개탄하고 『이는 전적으로 남아공의 경제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비트바터스란드 대학의 한 교수는 『정부가 실업과 같은 사회적 병폐를 제거하고 사회·경제적 개혁을 하지 않으면 남아공은 폭력의 수렁에서 영원히 헤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일부 전문가들은 흑인들 사이의 실업률이 50%까지 이른다고 추산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의 한 경찰관은 『새 정부에서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고 기대했다』면서 『그러나 상황은 점점더 악화되고 폭력은 정치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생활이 어려워 빈발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유민기자>
1994-09-1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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