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구역 개편축소의 아쉬움(사설)

행정구역 개편축소의 아쉬움(사설)

입력 1994-09-01 00:00
수정 1994-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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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행정구역 개편계획이 당초의 대폭개편에서 소폭개편으로 매듭지어졌다.31일 확정된 개편계획에 따르면 부산 대구 인천등 3개 직할시를 주변지역의 편입을 통해 광역화하고 울산시와 울산군을 통합해 직할시로 승격시키기로 했다.그러나 경기도의 남·북분할과 대구 대전 광주등 3개직할시의 도 편입은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이번 행정구역개편 범위가 이처럼 처음보다 소폭개편으로 바뀐데는 해당 지역주민의 반대가 있은데다 그 지역 출신 여야의원들 끼리도 지역에 따라 찬반 대립이 극심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여기에 이번 개편을 두고 지자제선거에 대비한 여권의 「정치적 의도」운운 하는 야당의 공세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특히 경기도의 분할문제에선 여당의원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쳐 추진이 백지화된 것으로 알려졌다.지역이기주의등이 극단적으로 작용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행정구역 개편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국토이용과 지방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여러차례 제기돼 왔었다.뿐만아니라 내년 6월 지자제선거를 기점으로 지방화시대를 본격화하는데는 행정구역의 틀을 제대로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바람직했다.

경기도를 나누는 문제만 해도 그렇다.인구 7백만을 넘는 경기도는 도지사 한 사람이 봉사하기엔 너무 지역이 넓다.한수이북지역 주민들은 도청소재지인 수원에 가서 일을 보려면 하루 해를 꼬박 보내야 한다고 한다.이런 실정인데도 분도가 백지화 된 것이다.앞으로 지자제가 본격 실시된 이후에 개편을 한다는 것은 가까운 일본의 예에서 보았듯이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지금 우리사회 전체의 가장 심각한 병이현상중 하나는 지역이기주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 현상은 날이 갈수록 팽배해지고 있어 너나 없이 개탄하는 일이다.그런데 이런 현상이 정부의 주요 정책결정 과정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니 심각한 일이아닐수없다.차제에 이에대한 제도적 장치도 시급히 마련돼야겠다.

지방화시대에 각 지역주민들의 권리주장이 활발하게 일고 있는 것은 당연하고 바람직한 일이다.그러나 권리주장은 합리적이어야 한다.국가 공동체적관점에서 권리주장을 해야 한다.지역대표는 더 말할 나위도 없다.당리당략이나 사익을 위한 권리주장으로 국익이 희생되는 일이 있어선 안될 것이다.



모든 정책이 모든 주민을 흡족하게는 할 수 없다.전체를 위해 부분적인 손해는 감수해야지 국민 모두가 극단적인 이기주의자가 된다면 어떤 국민의 권리도 존중될 수 없다.정부도 국민의 생활편의를 위한 정책이라면 어떤 구애도 받지 말고 민주적 절차에 의해 계속 추진해 나가기 바란다.
1994-09-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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