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중(서울 6백년 만상:54)

문:중(서울 6백년 만상:54)

한강우 기자 기자
입력 1994-08-29 00:00
수정 1994-08-29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동대문/보물1호… 겨울엔 최고9㎜ 기울어/태조때 창건… 침수지대로 공사 어려움/“나라 큰일때면 움직인다” 「동대문」 별명

보물1호인 동대문은 예부터 나라에 큰일이 있을때마다 그 어느 한쪽으로 기울었다가 바로 선다는 「동대문」얘기가 전해진다.난정이 극심했던 광해군 말년에는 북서쪽으로 삐딱하게 기울었고 임오군란이 일어났을 때에는 기운 방향이 북서쪽이 아닌 남동쪽이었다 한다.민비를 시해하려 했던 임오군란에서 평복차림으로 변장한 민비는 동대문을 통해 충북 장호원으로 피신,목숨을 보존했는데 이 피신한 방향은 공교롭게도 동대문이 기울어 가리킨 남동쪽이었다.

지난 83년부터 86년까지 동대문의 기울기를 관측한 당시 한양대 정밀기계학과 한응교교수의 조사결과에서도 동대문의 기울기는 입증된다.해마다 10월부터 남동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해 이듬해 2∼3월까지 최대 9㎜까지 기울어진다는 것이다.당시의 남동쪽 방향에는 서울올림픽이 열릴 잠실종합운동장이 위치,호사가들은 동대문의 풍수를 합리화했다.

○1453년 증죽

이태조가천도이후 백성을 보호하기위해 쌓은 40리의 도성 가운데 정동에 있던 동대문의 원이름은 흥인지문이다.4대문과 4소문의 현판이 모두 3자로 지어진 것과 같이 동대문을 흥인문이라 하지않고 지자 하나를 더 써 넣은 것은 이곳 일대의 지대가 남·서·북쪽에 비해 낮아 가라앉은 땅기운을 돋우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이렇듯 동대문 일대는 침수지대여서 1396년 성을 쌓을때는 물론이고 1453년 증축할때도 도성안의 모든 물이 모여 청계천을 통해 빠지도록 한 수구와 가까이 있어 공사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수비형 관문 특성

1869년 고종 6년에 다시 지어져 1957년에 완전 보수됐으며 돌로 된 월단(아치)등 기초부분은 1453년 단종때의 것으로 5백년의 긴 역사를 지니고 있다.

동대문은 다른 3대문과는 달리 문밖으로 옹성을 돌려 기묘하게 설계된 수비형 관문이다.임란때 중로를 따라 서울로 치밀어 오던 왜장 소서행장 휘하의 무리는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은채 선조25년(1592년)5월2일 동대문을 통해 맨처음 입성했다.그러나 이때 앞장선 왜병이 선뜻 성안으로 들어서지 못하고 성밖에서 한참동안 머뭇거리었다고 전해지는 것도 아마 문앞이 옹성으로 가리어져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동대문부근의 낮은 지형이 적으로부터 성을 방어하기에는 부적당한 곳이라고 판단한 무인 출신의 태조가 부족한 자연조건을 보완하기위해 옹성을 쌓게한 것으로 짐작이 가능하다.

○수학여행 코스로

얼마전까지만 해도 동대문은 인근에 동대문운동장과 동대문시장이 위치해 시골에서 서울로 수학여행 온 중·고생들의 필수코스로 잡힐만큼 서울을 대표하는 유적물로 대단한 인기를 모았다.동대문운동장은 지금 규모면에서 서울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렸던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 밀려 났지만 관중동원면에서는 교통이 편리한 지리적 조건때문에 여전히 주경기장을 능가하고 있다.

동대문 옆으로는 지금 종로5가에서 동대문을 거쳐 신설동에 이르는 1호선과 동대문운동장에서 동대문을 거쳐 혜화동을 잇는 4호선 전동차가 불과 8.8m와 14m의 간격을 두고 하루에도 수십차례 엄청난 진동을 일으키며 달리고 있다.아직은 전동차로 인한피해가 눈으로 확인되지 않고있다.그러나 질주하는 전동차의 진동으로 보물1호가 혹시나 훼손되지나 않을까 모든 사람들은 걱정어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한강우기자>
1994-08-29 1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