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짐」 벗게 됐다” 환영/「남북정상회담」 중국의 입장

“북핵 「짐」 벗게 됐다” 환영/「남북정상회담」 중국의 입장

최두삼 기자 기자
입력 1994-07-05 00:00
수정 1994-07-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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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성과엔 비관적 전망

중국지도자들은 한국손님을 만날 때마다 ▲비핵화 ▲평화와 안정 ▲당사자간 대화 등 3가지가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이라는 사실을 빠뜨리지 않고 거론한다.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은 이같은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에 너무도 잘 들어맞는 일이다.남북한 정상의 만남은 비핵화달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게 뻔하고 이지역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당사자간 대화중에서도 가장 높은 차원의 대화가 된다.그래서 중국외교부는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예비회담을 갖게 됐다는 뉴스에 『기쁘게 생각한다』는 논평을 내놓았고 정상회담 개최가 합의되자 또 『환영한다』는 담화를 발표함으로써 그들의 흡족한 마음을 보여줬다.

중국의 대외정책을 살펴보면 그들이 그토록 흡족해 하는 이유를 선명히 이해할 수 있다.지난 79년 개혁·개방정책을 통한 국가현대화를 내건 중국은 89년 6·4 천안문사태와 소련·동구의 몰락을 겪어오면서 ▲서방선진공업국들과의 유대·교류강화와 ▲중국을 둘러싸고 있는 접경지역 국가들과의선린우호관계 유지를 가장 중요한 외교정책으로 추진해 왔다.선진국과의 유대강화는 경제·기술지원을 받기 위한 것이고 접경지역과의 선린우호는 미국이 또다시 중국에 대해 봉쇄정책을 폈을 경우 가장 효과적인 방어책이 될 수 있다는 점과 국가현대화를 위한 경제발전을 추진하자면 변방이 시끄럽지 않고 안정돼 있어야 한다는 논리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정상회담 성사에는 중국도 한몫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김영삼대통령은 지난 3월 중국 방문시 강택민 국가주석에게 한국이 흡수통일할 생각이 없으며 미·북한간 수교를 방해하지 않고 오히려 도와줄 수도 있다는 뜻을 북한측에 전해주도록 요청했고 이같은 뜻을 전해들은 김일성으로부터 『알아들었다』는 메시지가 중국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은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그동안 골치를 썩여온 북한핵문제에서도 새 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그동안 중국은 북한핵문제 처리와 관련,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보다는 「4방3변」 대화를 통한 해결을 주장해 왔다.남·북한과 미국,국제원자력기구(IAEA)등 4방이 남­북한,미­북한,북한­IAEA 등 3갈래로 대화와 협상을 벌이라는 것이다.그런데 이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오는 8일부터 제네바에서 열릴 예정인 미·북한 고위급 회담 결과에 따라 북한­IAEA간 회담도 뒤따라 열릴 가능성이 있다.이로써 중국은 북한핵문제라는 무거운 짐을 벗어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통일문제와 관련해서 어떤 획기적인 사태진전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남북한이 서로 사회제도와 정치체제가 다르고 생각마저 차이가 크기 때문에 통일방안이 도출되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따라서 이번에는 기껏해야 체면치레용으로 간단한 합의사항이 나오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북경=최두삼특파원>
1994-07-05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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