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빠진 국조” 책임 떠넘기기/민주 일방중단 왜 나왔나

“맥빠진 국조” 책임 떠넘기기/민주 일방중단 왜 나왔나

진경호 기자 기자
입력 1994-06-11 00:00
수정 1994-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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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약” 주장 등 초강수는 퇴로확보용/민자선 묵살자세… 정국경색 부를듯

지난 8일 청와대 오찬회동 후 돌출된 국정감사및 조사법의 개정문제가 결국 상무대 의혹사건에 대한 국정조사의 중단으로까지 이어졌다.

민주당은 10일 긴급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국정조사의 중단을 일방적으로 선언했다.이로써 정치자금의혹에 대한 첫 국정조사라는 처음의 기대가 무색하게 이번 국정조사도 지난해 3건의 국정조사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결론 없이 종결되는 국면을 맞았다.민자당은 예정대로 오는 19일까지 조사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지만 조사를 요구했던 당사자가 중도하차한 이상 빛이 바래버렸다.

민주당은 이날 『김영삼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 오찬에서 약속한 사항을 스스로 저버리며 국정조사활동을 방해했기 때문에 이를 중단한다』고 밝혔다.즉 청와대가 이기택대표 앞에서는 상무대 의혹사건에 대한 국정조사를 위해 현행 국정조사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식으로 말해 놓고 뒤에서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는 주장이다.민주당은 이를 두고 「청와대의사기극」「의회주의 말살기도」등 험담까지 늘어놓으며 비난하고 나섰다.아울러 「선법개정 후조사재개」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국방부장관및 서울형사지법원장 등의 탄핵,증인·참고인의 형사고발,신문광고를 통한 상무대의혹 공개등의 투쟁을 벌인다는 방안도 마련했다.

민주당의 이같은 초강수는 더 이상 소득 없는 국정조사에서 발을 빼기 위한 퇴로를 확보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수표추적과 문서검증에 실패한 상황에서 조사활동을 계속해 봤자 의혹의 규명은 고사하고 의혹을 묵인해 주는 형국밖에 되지 않을 것이니 아예 「법개정논란」을 구실로 국정조사를 중단시키자는 속셈이 깔려있다는 관측이다.이같은 설명은 지난번 청와대 오찬회동 직후 나타난 민주당의 행태로도 뒷받침된다.민주당은 국정조사법 개정과 관련한 김대통령과 이대표의 대화내용이 확실히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법개정 「합의」를 기정사실화하면서 국정조사의 중단방침을 발표하고 나섰던 것이다.

퇴색해 버린 국정조사를 법개정논쟁과 맞물리게 해 국회법 개정및대법관임명동의안 등을 다루게 될 6월 임시국회에서 대여협상카드로 활용한다는 전략일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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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셈이 어디에 있건 민주당의 국정조사 불참방침에 따라 앞으로의 정국은 경색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민주당의 「선법개정」요구에 대해 민자당은 「야당특유의 어거지」라며 철저히 무시하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민자당의 이한동원내총무는 『언제부터 국회일정을 민주당 최고위원회의가 정했느냐』면서 『민주당이 어떻게 나오든 남은 기간 조사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못박았다.민자당은 한발 더 나아가 국정조사의 남발을 막기 위해 발동요건을 강화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진경호기자>
1994-06-1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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