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여고생 자살에 친구들 눈물
7일 상오11시 강원도 춘천의료원 영안실.전날 모의고사를 치르려 나갔다가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져 숨진채 발견된 박진희양(18·춘천여고3년)의 조촐한 장례식이 치러지고 있었다.
『영문과를 지원해 외교관이 되고 싶다던 진희가 이렇게 우리곁을 떠나다니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손에 손에 하얀 국화꽃을 한송이씩 들고 영구차앞에서 친구의 마지막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던 급우 50여명은 평소 차분하게 공부만하던 친구를 그리며 북받쳐 오르는 설움을 감추지 못하고 하염없이 흐느꼈다.
『힘들게 살아가는 엄마,아빠를 위해 내년에 서울대 영문과에 꼭 진학해 부모님에게 멋진 선물을 하겠다던 진희가 숨지다니…』
평소 밝기만하던 딸이 불귀의 객이된게 믿기지 않는듯 영안실을 떠나려는 영구차를 부여안고 몸부림치는 어머니 김혜옥씨(42)와 언니 준영씨(21)는 눈물마저 말라버린 채 망연자실해 주위를 더욱 숙연케했다.
장례식에 참석한 대부분의 조객들은 진희양은 국민학교때부터 학생회장을 맡아오는등 활발한 성격인데다 고등학교에서도 3년동안 줄곧 인문계열 수석을 차지해 온 수재로 친구들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귀여움을 독차지해 온 재원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을 아무도 믿으려하지 않았다.
『지난달 스승의 날에는 담임선생님은 물론 교무실을 찾아와 모든 선생님들의 가슴에 일일이 카네이션을 달아주던 진희의 모습이 선하다』는 최규완교감선생님(56)도 『진희는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빠지기쉬운 편견이나 이기적인 성품이 아닌 합리적이고 못하는 것이 없는 팔방미인으로 선생님들의 귀여움을 받았다』며 아쉬워했다.
이같이 공부 잘하고 쾌활하며 팔방미인으로 불리던 박양도 입시가 다가오면서 수험생들이 겪는 입시에 대한 강박관념에 시달려 왔다고 급우들이 귀띔했다.
『결국 진희양의 죽음은 우리의 대학입시제도와 입시위주의 교육이 가져온 또 하나의 희생양이었습니다』라며 혼자말 같이 내뱉는 어느 문상객 조사의 긴 여운이 아깝게 요절한 재원의 영구차를 감싸고 떠날줄 모르는듯 했다.
7일 상오11시 강원도 춘천의료원 영안실.전날 모의고사를 치르려 나갔다가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져 숨진채 발견된 박진희양(18·춘천여고3년)의 조촐한 장례식이 치러지고 있었다.
『영문과를 지원해 외교관이 되고 싶다던 진희가 이렇게 우리곁을 떠나다니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손에 손에 하얀 국화꽃을 한송이씩 들고 영구차앞에서 친구의 마지막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던 급우 50여명은 평소 차분하게 공부만하던 친구를 그리며 북받쳐 오르는 설움을 감추지 못하고 하염없이 흐느꼈다.
『힘들게 살아가는 엄마,아빠를 위해 내년에 서울대 영문과에 꼭 진학해 부모님에게 멋진 선물을 하겠다던 진희가 숨지다니…』
평소 밝기만하던 딸이 불귀의 객이된게 믿기지 않는듯 영안실을 떠나려는 영구차를 부여안고 몸부림치는 어머니 김혜옥씨(42)와 언니 준영씨(21)는 눈물마저 말라버린 채 망연자실해 주위를 더욱 숙연케했다.
장례식에 참석한 대부분의 조객들은 진희양은 국민학교때부터 학생회장을 맡아오는등 활발한 성격인데다 고등학교에서도 3년동안 줄곧 인문계열 수석을 차지해 온 수재로 친구들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귀여움을 독차지해 온 재원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을 아무도 믿으려하지 않았다.
『지난달 스승의 날에는 담임선생님은 물론 교무실을 찾아와 모든 선생님들의 가슴에 일일이 카네이션을 달아주던 진희의 모습이 선하다』는 최규완교감선생님(56)도 『진희는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빠지기쉬운 편견이나 이기적인 성품이 아닌 합리적이고 못하는 것이 없는 팔방미인으로 선생님들의 귀여움을 받았다』며 아쉬워했다.
이같이 공부 잘하고 쾌활하며 팔방미인으로 불리던 박양도 입시가 다가오면서 수험생들이 겪는 입시에 대한 강박관념에 시달려 왔다고 급우들이 귀띔했다.
『결국 진희양의 죽음은 우리의 대학입시제도와 입시위주의 교육이 가져온 또 하나의 희생양이었습니다』라며 혼자말 같이 내뱉는 어느 문상객 조사의 긴 여운이 아깝게 요절한 재원의 영구차를 감싸고 떠날줄 모르는듯 했다.
1994-06-0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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