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나,눈코 뜰 새 없이 바쁜중에도 나는 어쩌나』하고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통증을 느낀다.시도 때도 없이 언뜻언뜻 스쳐가는 이 통증은 요즘 내게 비밀스러운 슬픔이기도 하다.
내 아버지때문이다.아버지는 올해 68세이신데 10여년전에 혈압으로 한번 쓰러지신 후에 겨우겨우 회복하시는듯 하다가 두번째 쓰러지신 후 최근 들어 상태가 아주 나빠지셨다.뇌를 손상한 탓으로 정신이 오락가락하신다.골초이셔서 폐까지 상하신 모양이다.천식까지 겹치셨다.다 견딜 수 있다.폐나 기관지 상하신 것도,팔,다리가 부자유하신 것도 나는 안타깝지만 견딜 수 있는데 정신이 오락가락하신다는 데에는 정말 참을 수가 없다.
이 무슨 일인가.나의 아버지가… 미남이시고 온후하시고 유머 넘치시고 참으로 건강하시던 나의 아버지가….
어린 딸과 쑥 캐러 뒷산에 함께 가주셨던 아버지,포커를 가르쳐주시던 아버지,서양장기를 함께 두시던 아버지.숙녀가 된 나를 데리고 술집에도,당구장에도 함께 가시던 나의 아버지.나는 여고생 일때 지갑속에 아버지의 청년시절 흑백사진을 넣어갖고 다녀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기도 하지 않았던가.그 낡은 명함판 흑백사진속에서 아버지는 아직도 문학청년처럼 웃고 계시는데….
내 아버지의 지식과 감각을 앗아가버린 괴물은 무엇인가?나의 뇌리속에서 근사하고 매력적이던 젊은 아버지는 어디로 사라지고 무능력한 노인이 되어 함께 늙으신 어머니의 시중으로 근근이 생명을 이어가고 계신다는 말인가.이건 꿈이지 하고 나는 부정해 본다.나는 도저히 지금의 아버지 모습을 인정하기 싫어 아버지가 계신 남동생집에 가지 않는다.
공원의 벤치에서,아파트의 놀이터에서,혹은 골목길의 언덕위에서 수족이 부자유한 노인을 만났을 때 인생은 저런 것이지… 하고 연민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나.이제 내가 아닌 타인들이 나의 아버지를 그런 심정으로 바라 볼 것이라 생각하면 나는 견딜 수가 없다.
내 아버지때문이다.아버지는 올해 68세이신데 10여년전에 혈압으로 한번 쓰러지신 후에 겨우겨우 회복하시는듯 하다가 두번째 쓰러지신 후 최근 들어 상태가 아주 나빠지셨다.뇌를 손상한 탓으로 정신이 오락가락하신다.골초이셔서 폐까지 상하신 모양이다.천식까지 겹치셨다.다 견딜 수 있다.폐나 기관지 상하신 것도,팔,다리가 부자유하신 것도 나는 안타깝지만 견딜 수 있는데 정신이 오락가락하신다는 데에는 정말 참을 수가 없다.
이 무슨 일인가.나의 아버지가… 미남이시고 온후하시고 유머 넘치시고 참으로 건강하시던 나의 아버지가….
어린 딸과 쑥 캐러 뒷산에 함께 가주셨던 아버지,포커를 가르쳐주시던 아버지,서양장기를 함께 두시던 아버지.숙녀가 된 나를 데리고 술집에도,당구장에도 함께 가시던 나의 아버지.나는 여고생 일때 지갑속에 아버지의 청년시절 흑백사진을 넣어갖고 다녀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기도 하지 않았던가.그 낡은 명함판 흑백사진속에서 아버지는 아직도 문학청년처럼 웃고 계시는데….
내 아버지의 지식과 감각을 앗아가버린 괴물은 무엇인가?나의 뇌리속에서 근사하고 매력적이던 젊은 아버지는 어디로 사라지고 무능력한 노인이 되어 함께 늙으신 어머니의 시중으로 근근이 생명을 이어가고 계신다는 말인가.이건 꿈이지 하고 나는 부정해 본다.나는 도저히 지금의 아버지 모습을 인정하기 싫어 아버지가 계신 남동생집에 가지 않는다.
공원의 벤치에서,아파트의 놀이터에서,혹은 골목길의 언덕위에서 수족이 부자유한 노인을 만났을 때 인생은 저런 것이지… 하고 연민어린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나.이제 내가 아닌 타인들이 나의 아버지를 그런 심정으로 바라 볼 것이라 생각하면 나는 견딜 수가 없다.
1994-06-07 1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