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연전술 더이상 불용” 확고/김대통령­클린턴 통화의 함축

“북 지연전술 더이상 불용” 확고/김대통령­클린턴 통화의 함축

양승현 기자 기자
입력 1994-06-01 00:00
수정 1994-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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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유중 긴밀협력” 합의… 북에 강력 신호

김영삼대통령과 클린턴미국대통령의 31일 전화대화는 무엇보다 그 시점의 절묘함에서 깊은 뜻을 찾을 수 있다.북한의 핵문제가 위기상황으로 가고 있는 시점에서 이 문제를 주도하고 있는 한미 두나라 정상이 대화를 가졌다는 것 자체가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이날은 유엔 안보리가 최근 북한의 행동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요구를 즉각 수용하도록 촉구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한 날이기도 하다.두나라 정상도 이날 대화에서 의장성명에 대한 의견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성명이 갖는 국제적 의미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먼저 두나라 정상은 현재의 상황이 매우 위험한 시점에 도달했다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어느 때보다 두나라의 긴밀한 협조와 단호한 공동대처가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두나라 정상은 이날 통화에서 북한의 기만적 행위에 분노의 표정을 감추지 않고 더 이상 북한의 지연전술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피력한 것도 이러한 상황 판단에서 비롯된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인지 김대통령은 유엔 안보리의 대화를 통한 1차 해결시도가 실패로 돌아가면 결국 북한에 대한 제재로 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미국측에 분명히 전달했다.「한반도의 긴장」을 이유로 미국이 북한에 대해 더 이상 양보나 타협를 해서는 안된다는 우리 정부의 확고한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클린턴대통령은 한미 두나라의 공조와 일본 러시아 중국의 협조및 지지를 얻으면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나아가 김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이 시기와 내용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덧붙였다.

김대통령도 미국의 중국에 대한 최혜국대우 연장조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뒤 핵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풀이해 중국의 지지를 얻어낼 자신이 있음을 시사했다.이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데 있어 두나라의 공조를 기반으로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두나라 정상은 특히 현 시점의 중요성에 비춰 서로 여행중이라도 필요하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됨 없이 언제라도 전화를 통해 긴밀히 협조해 나가기로 했다.정부의한 관계자는 『이는 IAEA와 대화를 재개하고 요구를 받아들이라는 안보리 의장성명의 요구를 북한이 거부하면 즉각적인 제재조치가 취해질 것임을 확실히 한 것』이라고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해석했다.

사실 이같은 합의는 두나라 정상이 외유중이므로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울 것 아니냐 하는 북한쪽의 기대에 미리 쐐기를 박은 것으로 볼수 있다.<양승현기자>
1994-06-0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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