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총리,공관서 “공직정리” 짐 챙겨/야인 첫날 이모저모

이 전총리,공관서 “공직정리” 짐 챙겨/야인 첫날 이모저모

입력 1994-04-24 00:00
수정 1994-04-24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아침에 찾아온 큰 아들 오히려 위로/오늘 사저로 이사… 화분등 미리 옮겨

이회창전국무총리의 야인 첫날은 공직생활 마무리 일정으로 시작되었다.

이전총리는 23일 아침 9시30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광화문 정부종합청사로 출근,대회의실에서 총리실 직원들의 이임인사를 20여분동안 받고 이임인사차 기자실에 들러 심경의 일단을 『앞으로 다시는 공직과 인연을 맺을 생각이 없다』는 말로 표현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정부의 개혁정책은 앞으로도 올바른 방향으로 성공해야 한다』면서 개혁의 성공을 기원했다. 개혁정책의 성공에 국가의 진운이 달려있다는 그의 지론이 다시한번 확인됐지만 「재상」으로서의 공직생활은 마감되고 평범한 야인으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이전총리는 곧바로 총리공관으로 돌아와 부인 한인옥여사(56)에게 짐을 꾸리라고 말하고 자신도 개인적으로 사용하던 물건들을 챙겼다.

이전총리는 이날 아침 일찍 큰아들 정연씨(31)등 가족들이 찾아왔을때에 오히려 그들을 위로할 정도로 담담했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이날 하오 이임사 내용을 논의하러 총리공관을 찾았던 이흥주총리비서실장도 『노타이셔츠 차림으로 무척 평화스러운 모습이었다』고 이전총리 근황을 전했다.

이실장은 『이전총리가 일요일인 24일 상오 구기동 사저로 이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비워둔 구기동 풍림빌라 가동 1층 사저는 하루종일 옛주인맞이 준비를 하느라 부산했다.공관직원들은 서울1트3109호 검은색 쏘나타승용차로 이전총리가 아끼던 오디오세트와 비디오등 가전제품과 옷가지를 실어 날랐다.난초화분도 8박스분량이나 옮겨왔다.

세간에 비친 이미지를 의식해서인지 자신을 「알부남」(알고보면 부드러운 남자)이라던 그는 『옛집에서 푹 쉴 생각뿐』이라고 한 측근이 전해주었다.

그는 사표를 제출해 수리가 된 뒤에도 「알부남」의 면모를 잃지 않았다.22일 하오7시쯤에는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친구의 환갑잔치에 부인 한여사와 함께 참석,친구의 환갑을 흔쾌히 축하해 주었다.한여사의 표정은 굳어있었으나 그는 별 내색을 하지 않았다.오히려 같이온 친구 6쌍의 부부들이 부자연스러워 했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전총리는 회갑모임에서 나온뒤 종로구 명륜동2가 75 부친 이홍규씨(89·변호사)댁에 들러 부모님의 걱정을 덜어주기도 했다.

그는 소문난 효자다.매주 토요일에는 부친을 방문,가족모임을 갖고 시중의 여론을 듣는다.대쪽같은 소신이 가족모임을 창구로 해 유지돼 왔다는 게 친지들의 공통된 얘기다.

그러나 토요일 가족모임인 23일 저녁 모임은 가족들로부터 『고생했다』는 격려를 듣는 자리로 변할 수 밖에 없었다.이전총리는 이 자리에서도 별다는 얘기는 하지않고 그저 가족들의 얘기만을 묵묵히 들었다는 후문이다.

이전총리의 본격적인 야인생활은 아마 25일 신·구총리 이·취임식이 끝나야 시작될 것 같다.<이순녀기자>
1994-04-24 1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쿠팡 가입유지 혹은 탈퇴할 것인가?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의혹 이후 진정성 있는 사과보다는 사태 축소에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30~31일 국회 청문회에서 보여준 관계자들의 불성실한 태도 또한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쿠팡 측은 이러한 논란에도 '탈퇴 회원은 많지 않다'고 발표했습니다. 과연 여러분은 앞으로도 쿠팡 회원을 유지하실 생각입니까?
1. 유지할 계획인다.
2. 탈퇴를 고민 중이다.
3. 이미 탈퇴했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