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강경대응은 전쟁 유발”/미「국제문제연」테일러부소장 강연요지

“북핵 강경대응은 전쟁 유발”/미「국제문제연」테일러부소장 강연요지

입력 1994-03-10 00:00
수정 1994-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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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협상 실패땐 단계적 제재 바람직

미 워싱턴의 전략및 국제문제연구소(CSIS)부소장이며 한국문제전문가인 윌리엄 테일러박사가 9일 한국프레스센터 초청으로 한국언론회관에서 「북한의 핵위협과 발전전망」이란 주제의 초청강연회를 가졌다.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날 강연회에서 테일러박사는 유엔의 경제제재조치등 강경대응은 사태해결에 도움을 주지 못하며 한반도의 긴장고조는 물론 전쟁까지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음은 강연요지.

북한의 핵사찰과 관련한 국제적인 위기가 한 고비 넘어간듯한 인상이다.한국과 미국은 합동군사훈련을 취소했고 북한은 7곳의 핵시설에 대한 IAEA의 사찰을 허용함으로써 합의의 첫 관문을 통과한 셈이 됐다.지난달 말까지 고집스럽게 핵사찰을 거부하던 북한의 정책변화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혹자는 각종 제재조치위협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하고 IAEA측의 입장완화가 주효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이러한 사태변화에도불구하고 한·미양측의 몇몇 전문가와 관계자들은 미국정부의 유화적 외교정책이 북한을 완전하게 IAEA체제로 복귀시키고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가져오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이들은 미국이 북한을 움직이기 위해선 「당근」이 아니라 「채찍」을 써야한다고 주장한다.미국이 「강압전략」을 사용,북한이 불이익을 감수하게 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그러나 강압전략은 이미 진행되고 있는 상대방의 적대적인 행위(즉 핵무기개발행위등)를 중단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억지전략」보다도 훨씬 더 큰 위험과 비용을 동반한다.특히 경제제재등 제재수단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전쟁위험도 커진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희망적인 것은 북한정권도 정권안정등의 이유때문에 어느 때보다도 국제사회의 승인과 신뢰회복을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이러한 점에서 외교적인 협상은 일부 비관론에도 불구,가장 효과적이고 실현가능한 방안일 것이다.

만약 이 외교적인 노력이 실패해 경제제재조치를 취하더라도 지역국가등 국제적인협조체제아래서 매우 단계적이고 점진적으로 신중하게 취해져야 할 것이다.제재의 강도와 전쟁 위험의 함수관계 파악과 전쟁발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분명히 하는 일도 제재에 앞선 선결과제다.<이석우기자>
1994-03-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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