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도 지준금 맞추려 돈 끌어들여/한은선 만기 환매채 1조5천억 안풀고 다시 묶어
자금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된 금리 오름세가 월초임에도 수그러들기는커녕 갈수록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금융기관들끼리 단기적인 자금의 과·부족을 해결하는 콜시장의 하루짜리 콜금리가 4일 연14.46%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데 이어 주말인 5일에는 금융실명제 이후 최고치인 17%선까지 치솟았다.
은행보증 3년만기 회사채의 유통수익률도 자금확보에 비상이 걸린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인수를 꺼려 1주일만에 0.15%포인트가 올랐다.
불과 보름여만에 자금시장이 이처럼 격류에 휩쓸린 것은 한국은행이 물가 불안심리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상대적으로 여유자금이 넘치던 제 2금융권에 2조원 이상의 통화채를 떠안기는 등 돈을 훑어갔기 때문이다.자금의 수급균형이 깨진셈이다.
설 이전만 해도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싼 단자사에서 어음을 할인해 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는 방식으로 자금을 운용해 왔다.그러나 한은의 갑작스런 통화환수에 불안을 느낀 기업들이 은행에서 당좌대월을 일으켜 자금확보에 나서면서 가수요와 함께 금리상승의 불이 당겨졌다.설 전후만 해도 30% 내외였던 은행권의 당좌대월 한도소진률이 2월 말까지 54%로 높아진 것이 이를 반증한다.
거기다가 2월 하반월의 지준 마감(7일)을 앞두고 은행권들이 지준 적수를 채우기 위해 금리를 따지지 않고 돈을 끌어들이는 것도 금리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한은이 5일 만기가 돌아온 환매채 1조5천억원을 되돌려 주지 않고 다시 묶은데다 지준 부족액을 채우지 못하는 은행에 벌칙성 금리가 적용되는 유동성 조절자금(B₂)을 지원키로 한 것도 은행권의 운신 폭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이후 단자사의 어음중개 규모가 계속 감소세에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자금시장 관계자들이 장기적인 자금수급에 대해서는 여전히 낙관적인 시각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이달에는 통화채도 차환발행에 그치기로 했고,기업의 자금수요도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는 7일의지준마감일이 지나면 금리가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다.<우득정기자>
자금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된 금리 오름세가 월초임에도 수그러들기는커녕 갈수록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금융기관들끼리 단기적인 자금의 과·부족을 해결하는 콜시장의 하루짜리 콜금리가 4일 연14.46%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데 이어 주말인 5일에는 금융실명제 이후 최고치인 17%선까지 치솟았다.
은행보증 3년만기 회사채의 유통수익률도 자금확보에 비상이 걸린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인수를 꺼려 1주일만에 0.15%포인트가 올랐다.
불과 보름여만에 자금시장이 이처럼 격류에 휩쓸린 것은 한국은행이 물가 불안심리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상대적으로 여유자금이 넘치던 제 2금융권에 2조원 이상의 통화채를 떠안기는 등 돈을 훑어갔기 때문이다.자금의 수급균형이 깨진셈이다.
설 이전만 해도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싼 단자사에서 어음을 할인해 은행에서 빌린 돈을 갚는 방식으로 자금을 운용해 왔다.그러나 한은의 갑작스런 통화환수에 불안을 느낀 기업들이 은행에서 당좌대월을 일으켜 자금확보에 나서면서 가수요와 함께 금리상승의 불이 당겨졌다.설 전후만 해도 30% 내외였던 은행권의 당좌대월 한도소진률이 2월 말까지 54%로 높아진 것이 이를 반증한다.
거기다가 2월 하반월의 지준 마감(7일)을 앞두고 은행권들이 지준 적수를 채우기 위해 금리를 따지지 않고 돈을 끌어들이는 것도 금리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한은이 5일 만기가 돌아온 환매채 1조5천억원을 되돌려 주지 않고 다시 묶은데다 지준 부족액을 채우지 못하는 은행에 벌칙성 금리가 적용되는 유동성 조절자금(B₂)을 지원키로 한 것도 은행권의 운신 폭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이후 단자사의 어음중개 규모가 계속 감소세에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자금시장 관계자들이 장기적인 자금수급에 대해서는 여전히 낙관적인 시각을 지닌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자금시장 안정을 위해 이달에는 통화채도 차환발행에 그치기로 했고,기업의 자금수요도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오는 7일의지준마감일이 지나면 금리가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내다봤다.<우득정기자>
1994-03-0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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