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의 「만장일치 절차」가 걸림돌/「2통」 지배주주 선정 진통

전경련의 「만장일치 절차」가 걸림돌/「2통」 지배주주 선정 진통

입력 1994-02-25 00:00
수정 1994-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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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이해관계 얽혀 끝까지 “이전투구”/체신부로 「공」 넘어가면 엄청난 혼란 초래

첫단추부터 잘못 됐다.체신부가 제2이동통신의 지배주주 선정문제를 전경련에 위임한 것이 화근이었다.

○체신부 우려표명

○…청와대와 체신부는 23일 지배주주 결정을 둘러싸고 재계가 진통을 거듭하는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하면서 관여하고 싶지는 않다는 입장.체신부의 한 관계자는 『컨소시엄 구성을 전경련에 의뢰한 마당에 뭐라고 말할 입장이 못된다』며 일단 전경련이 이 문제를 매듭짓기를 희망.

그는 『전경련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공」이 다시 체신부로 넘어온다면 엄청난 혼란이 생길 것』이라며 『이 경우 체신부는 당초 방침대로 2통참여 희망업체 모두에게 동일지분을 배정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경련이 발표를 미루며 진통을 거듭하는데는 2가지 이유가 있다.첫째는 대기업들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킨 때문이며,둘째는 만장일치라는 회장단의 절차문제 탓이다.23일 회장단 회의엔 지방 출장중이던 B그룹의 회장이 일정까지 취소하고 참석해 반대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이 때문에 회장단은 의견일치를 이루지 못했다.

○“밥그릇 싸움” 비난

○…2통 사업자 선정을 둘러싼 문제가 해결 난망으로 비쳐지자 일각에선 전경련의 사업자 선정이 「물건너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는 실정.그러나 체신부로 사업권을 반납하면 2통사업은 사실상 무산되기 때문에 가능성은 없는 편.

전경련은 「밥그릇」싸움만 하다 국가통신 사업을 크게 훼손시켰다는 비난을 우려하고 있어 금명간 속전속결로 결정할 가능성도 크다는 분석도 유력하다.회장사인 선경그룹은 이날 회의를 열어 향후 대응책을 논의하는 한편 여론의 동향에 촉각.

특히 항간에 『1통을 선택한 선경측이 경쟁 대상이 될 2통을 무력화하기 위해 모종의 작업을 펴고 있다』는 악성 루머에 신경을 곤두세우기도.혼탁한 분위기를 가중시키는 루머로는 『모회사가 청와대측과 관련이 있다』『모회사는 원료공급을 내세워 회장단의 몇개 회사를 위협하고 있다』는 내용들로 비방과 흑색선전이 난무.

○“양사에 최후 통첩”

○…전경련은 2통 지배주주 선정과 관련,눈치보기에만 급급하며 아리송한 말만 되풀이.조규하 전경련 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대결정을 이미 내렸다.양사에 최후 통첩을 했다』고 말한 뒤 곧 『지배주주는 결정되지 않았다.양사가 끝까지 양보하지 않으면 모두 2통에서 빼버리겠다는 「올 오아 나씽」(전부 또는 전무)만 알렸을 뿐』이라고 말문을 돌리기도.

조부회장은 이어 『미세한 차이가 있으나 밝힐 수 없다.더이상 자율 합의를 이끄는데 관여하지 않겠다』고 횡설수설.또 『전경련이 자율 합의를 말할 계제가 아니다』라며 오락가락.

금호그룹의 지배주주 포기와 관련,조부회장은 『어떠한 압력도 행사한 적이 없다.금호가 포철 및 코오롱과 같은 지분을 갖는다면 단일 지배주주를 포기한다는 뜻으로 알고 있다』며 지난 기자회견에서 금호가 지배주주를 포기했다는 말을 번복.

○아전인수격 해석

○…전경련 조부회장이 말한 「올 오아 나씽」을 놓고 포철과 코오롱은 각각 「아전인수」로 해석.포철은 『전경련이 포철을 지배주주로 선정한 데 대해 코오롱이 계속 반대한다면 코오롱에 단 1%의 지분도 주지 않겠다는 최후 통첩』이라고 해석.반면 코오롱은 『양사간에 자율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지배주주를 선정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포철 내정설을 부인하는 것』이라고 주장.

○…24일 포철 내정설이 보도되자 포철은 직원들끼리 자축하는 등 상당히 고무된 모습.코오롱은 『포철의 장난에 언론이 놀아난다』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이번 보도가 대세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코오롱은 『아직 어떤 결정도 내린 적이 없다.모두 소문에 불과하다』고 주장.

한편 금호그룹은 포철과 코오롱간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금호가 지배주주 협상대상에서 빠진데 대해 크게 분개.금호는 『포철과 코오롱의 합의를 전제로 경영권 포기의사를 밝혔을 뿐』이며 『자율 합의가 실패한 시점에선 금호도 지배주주 협상에 참여해야 한다』고 반발.또 『전경련이 컨소시엄 구성 시안에서 1%의 지분을 일방적으로 배정한 것은 차별적인 처사』라며 시안 취소를 주장.<김현철·백문일기자>
1994-02-25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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