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불협화음/성종수 사회부기자(오늘의 눈)

검·경 불협화음/성종수 사회부기자(오늘의 눈)

성종수 기자 기자
입력 1994-02-23 00:00
수정 1994-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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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하오 9시30분쯤 서울지검 최효진형사3부장실앞.서울시경 이동식강력과장이 두툼한 조서를 들고 부하 경관과 함께 도착했다.종교연구가 탁명환씨 살해 용의자로 검거한 임홍천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면서 검찰의 지휘를 받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부장검사실에 들어갔다 나온 이과장의 얼굴은 크게 일그러져 있었다.영장신청은 기각되고 보강수사 지시를 받았기 때문이다.

『범인 잡은 것도 죄입니까』이과장은 짐짓 못마땅한듯 기자에게 푸념조로 중얼거렸다.

사건을 수사한 경찰과 수사를 지휘하는 검찰간에 불협화음이 있음이 분명했다.

현행법상 경찰이 피의자를 구속하기 위해서는 검찰에 구속영장을 신청해야 하기 때문에 경찰은 응당 검찰의 지휘를 받도록 돼있다.

이같은 절차에 따라 최부장검사는 경찰의 수사 기록을 검토한 조서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당장 보강수사토록 지시한 것이다.

『경찰이 기초 조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은데다 의혹 부분에 대한 수사가 미진해 이대로 영장을 신청할 경우 공소유지가 어려웠다』는게 최부장의 설명이다.

이 사건에 쏠린 국민들의 시선을 감안하면 검찰의 신중한 태도는 당연하다 할수 있다.

그러나 경찰관계자들은 검찰이 경찰의 수사미진 부분에 대해 지적해주는 것은 당연하지만 용의자의 구금 제한시간인 48시간에 임박해서 재수사 지시를 한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한 경찰 간부는 『임씨 연행 및 자백에 대한 내용이 검찰보고에 앞서 언론에 보도된 것이 검찰의 심기를 자극한 것같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검찰이 보강수사 지휘를 내린 이면에는 다소 감정적인 요인이 개입되지 않았겠느냐는 주장이었다.

검경의 이같은 불협화음은 사건의 진상을 보다 명확하고 공정하게 밝히려는 과정에서 생긴 가벼운 갈등쯤으로 이해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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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식구처럼 호흡이 척척 맞아야 할 검찰과 경찰이 서로 신경전을 벌이는 것같이 보이는 모습은 어딘지 석연찮은 느낌이다.
1994-02-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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