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내무장관 지방순시/정인학 전국부기자(현장)

달라진 내무장관 지방순시/정인학 전국부기자(현장)

정인학 기자 기자
입력 1994-01-30 00:00
수정 1994-0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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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 갖고 일하자” 격려… 상명하달 사라져

내무부장관의 강원도 연두순방 업무보고회가 있었던 29일 상오 춘천시 강원도청 2층 상황실.긴장감마저 감돌던 보고회의가 끝나자 지방공직생활 27년째라는 한 간부는 「이런 업무보고라면 날마다 해도 걱정없겠다」며 『구시대의 교조주의적인 행정관행이 탈을 벗는 현장을 목격했다』고 혼잣말처럼 털어놨다.

이날의 최형우장관의 강원도 연두업무보고회의는 우리의 행정문화에 획기적인 변화의 씨앗을 뿌리고 있었다.1시간가까이 진행된 업무보고진행상황을 눈여겨 들어다 보면 구시대와는 크게 달라진 분위기를 쉽게 읽을 수 있었다.

사실 그동안 내무장관에 대한 지방자치단체 연두보고회는 대통령의 연두순시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 리허설로 장관이 대통령 보고사항을 점검하고 자신의 주장을 담도록 강요,사실상 보고내용을 재작성토록하는 지시일변도의 절차였다.말하자면 권위주의적 발상에서 질타하고 지침을 시달하는 상명하달의 채널에 불과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날 강원도 업무보고회에서 장관의지시사항은 「장관에 대한 보고내용은 지역주민에 대한 양심의 약속인만큼 신의에 따라 성실히 실천해 달라」는게 전부였다.다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폐광지역의 주민생활과 민생치안에 대한 관심만이 예외였다.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소리도 난다.일을 또 열심히 하다보면 작은 실수도 있게 마련이다.개혁은 문민정부내내 계속될 것이지만 사정은 목적이 달성되면 하루빨리 끝내야 한다.소신껏 일해달라』메모하지 말라는 주문과 함께 최장관의 당부는 이어진다.『휴일에도 자리는 지키는 공무원들이 많다.특별히 할 일이 없는데도 상사가 출근하면 단 한가지 상사로부터 눈도장을 찍기위해 줄줄히 하급자들이 출근하는 과거 권위주의적인 구습에서 비롯됐다.가정이 안정될 때 공무도 원활하게 이루질 수 있다고 본다』



20여분간의 투박하지만 진솔한 장관의 당부말이 끝날무렵 이날 강원도 날씨만큼이나 꽁꽁 얼어붙었던 도청및 경찰청 간부,일선 시장 군수 경찰서장등 상황실을 꽉메운 지방행정기관장들은 어느새 훈훈한 미소를 머금고 자리를 뜨고 있었다.
1994-01-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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