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훈련(외언내언)

자율훈련(외언내언)

입력 1994-01-13 00:00
수정 1994-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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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철폐·자율화와 같이 속박의 굴레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하는 의미의 말들이 요즘 홍수를 이루고 있다.이런 말들은 특히 경제와 관련돼 많이 쓰이는데,규제의 나쁜 면만을 계속 강조하다 보니 마치 우리경제는 규제 때문에 발전이 안되는 것처럼 인식될 정도에 이른 것 같다.물론 경제활동에 대한 정부규제의 해악은 셀수 없을 만큼 많은 게 사실이다.규제로 될 일이 안되는 게 비일비재한 현실이다.

그런데 우리국민들은 무턱댄 규제철폐의 위험성도 직접 두눈으로 보고 피부로 느꼈다.물가규제를 하지 않고 가격현실화시책을 쓰겠다고 하니까 새해 들어서기가 무섭게 각종 품목의 값인상이 붐을 이뤘다.업계가 자율적으로 인상요인만큼 값을 현실화시킬줄 믿었으나 호황품목까지도 기습인상작전을 펴자 정부측은 자율과 책임에 대해 사전점검이 소홀했음을 느끼면서 강압자세로 수습에 나서야했다.『기업인들은 사소한 환담을 하는 가운데서도 가격인상음모에 가담하는 게 보통』이라고 한 애덤 스미스의 말이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옳은 지적임을 실감케 한해프닝이었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한번 좋은 규제가 나쁜 방관보다는 효율적인 것으로 생각지 않을 수 없다.실제로 과거에도 관치경제의 역생산성을 이유로 「민간주도의 경제」가 요란한 캐치프레이즈로 선보인 적이 한두번 있었던 게 아니었다.

그렇지만 경기가 나빠지면 업계는 예외없이 홀로서기의지를 팽개치고 정부측에 금융·세제등의 각종 시혜를 요구하는 의타자세로 돌아서곤 했다.또 부동산매입이나 특정업종에 대한 투자규제를 없애면 투기와 낭비적인 과열·중복투자로 건전한 국민경제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를 일삼은 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규제를 안할 테니 자율적으로 잘하라 하니까 경제적 무정부상태를 연출한다는 얘기다.전경련이 11일 회장단회의에서 경제계의 자율조절기능을 강화키로 결의했다고 한다.자율에 뒤따르는 무한책임을 항상 되뇌어야 할 게다.

1994-01-1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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