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통해 한민족의 정체성 밝히는데 초점”
작가 윤흥길씨(51)가 오랜 침묵을 깨고 중편소설「쌀」을 발표했다.
지난 87년 단편「매우 잘생긴 우산하나」를 끝으로 중·단편 발표가 없어 일부에서 「절필」의 의혹까지 불러일으켰던 윤씨는 6년만에 내놓은 중편 「쌀」에서 쌀에 관한 자신의 철학을 거침없이 피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쌀은 단순히 배를 불리기 위한 식품에 머무르지 않고 민족정체성과 함께 농경민족 후예인 우리 정서의 바탕을 이루고 있습니다.쌀시장개방이 문제되면서 국가 총이익 차원에서 쌀정도는 희생해도 상관없다는 인식이 팽배한데다 목숨걸고 대응하는 농민들의 몸부림을 「밥그릇 싸움」쯤으로 인식하는 발상은 위험천만이라는 생각입니다』
지난 85년 홍수때 북한이 보내온 구호품 쌀을 받은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서 착안,처음엔 주제를 분단현실에 맞추었으나 쌀에 관한 자료조사를 통해 쌀이 한민족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훌륭한 소재임을 깊이 느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이 소설을 구상중인 지난 86년 느닷없이 좌반신마비증세가 와 집필을 중단했다가 지난 겨울에야 다시 매달려 금년초 탈고했다. 좌반신마비와 그 후유증으로 한동안 작품활동이 뜸해 주변의 오해가 적지않았음을 잘 알고 있다는 윤씨는 자신이 단편으로 작가생활을 시작한 만큼 중·단편에의 묘한 향수같은 것을 심하게 느껴 「쌀」에 대한 집착이 매우 컸다고 한다.
요즘 그가 치중하고 있는 작품의 방향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민족의 정체성을 밝히는 쪽이다.
좌반신마비 후유증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데다 신장결석까지 겹쳐 이전처럼 왕성하진 않지만 금년초부터 현대문학에 연재중인 「빛가운데로 걸어가면」도 쓰고있고 문학과 비평에 3년간 연재하다 중단된 장편 「밟아도 아리랑」마무리편 작업도 같이하고 있다.
『한국작가가 가장 한국적인 작품을 쓰는 것이 세계문학속에서 한국문학이 기여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봅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문학원론에 되돌아가고 있다는 윤씨는 「의인화한 고향」을 주인공으로 내세운,오래전부터 계획해온 연작형식의 단편소설을 엮는일을 구상중이기도 하다.<성>
작가 윤흥길씨(51)가 오랜 침묵을 깨고 중편소설「쌀」을 발표했다.
지난 87년 단편「매우 잘생긴 우산하나」를 끝으로 중·단편 발표가 없어 일부에서 「절필」의 의혹까지 불러일으켰던 윤씨는 6년만에 내놓은 중편 「쌀」에서 쌀에 관한 자신의 철학을 거침없이 피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쌀은 단순히 배를 불리기 위한 식품에 머무르지 않고 민족정체성과 함께 농경민족 후예인 우리 정서의 바탕을 이루고 있습니다.쌀시장개방이 문제되면서 국가 총이익 차원에서 쌀정도는 희생해도 상관없다는 인식이 팽배한데다 목숨걸고 대응하는 농민들의 몸부림을 「밥그릇 싸움」쯤으로 인식하는 발상은 위험천만이라는 생각입니다』
지난 85년 홍수때 북한이 보내온 구호품 쌀을 받은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서 착안,처음엔 주제를 분단현실에 맞추었으나 쌀에 관한 자료조사를 통해 쌀이 한민족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훌륭한 소재임을 깊이 느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이 소설을 구상중인 지난 86년 느닷없이 좌반신마비증세가 와 집필을 중단했다가 지난 겨울에야 다시 매달려 금년초 탈고했다. 좌반신마비와 그 후유증으로 한동안 작품활동이 뜸해 주변의 오해가 적지않았음을 잘 알고 있다는 윤씨는 자신이 단편으로 작가생활을 시작한 만큼 중·단편에의 묘한 향수같은 것을 심하게 느껴 「쌀」에 대한 집착이 매우 컸다고 한다.
요즘 그가 치중하고 있는 작품의 방향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민족의 정체성을 밝히는 쪽이다.
좌반신마비 후유증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데다 신장결석까지 겹쳐 이전처럼 왕성하진 않지만 금년초부터 현대문학에 연재중인 「빛가운데로 걸어가면」도 쓰고있고 문학과 비평에 3년간 연재하다 중단된 장편 「밟아도 아리랑」마무리편 작업도 같이하고 있다.
『한국작가가 가장 한국적인 작품을 쓰는 것이 세계문학속에서 한국문학이 기여하는 가장 확실한 길이라고 봅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문학원론에 되돌아가고 있다는 윤씨는 「의인화한 고향」을 주인공으로 내세운,오래전부터 계획해온 연작형식의 단편소설을 엮는일을 구상중이기도 하다.<성>
1993-12-29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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