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사립교 지원 베루법」 파문 확산

프랑스/「사립교 지원 베루법」 파문 확산

박강문 기자 기자
입력 1993-12-27 00:00
수정 1993-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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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내각 기습처리에 연일 시위/미테랑대통령 거부권 행사 관심

프랑스 상원이 회기 막판에 서둘러 한 법안을 통과시킨 것 때문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프랑스 상원은 발라뒤르내각이 제출한 이른바 「베루법」(1850년 제정된 사립학교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최근 통과시켰다.

문제는 두가지 점에서 제기되고 있다.하나는 정부가 회기마감이 박두한 시기에 제출,충분한 토론기회도 없이 「기습가결」하게 했다는 처리방식 때문이고 또 하나는 그 법안의 내용 때문이다.

이 개정안은 현재 교육장관 프랑수아 베루의 이름을 따서 「베루법」이라고 불리고 있다.

문제의 개정안 가운데 핫이슈는 지방자치단체가 사립학교에 보조금을 줄 수 있도록 한 것이다.여기서 사립학교라고 하는 것은 가톨릭교회가 설립한 소학교·중학교·고등학교를 말한다.

전통적으로 가톨릭국가인 프랑스에는 교회가 설립한 오래된 학교가 많다.이 학교들의 건물보수와 보안시설 경비를 일반국민들의 세금에서 지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법안통과사실이 알려지자 프랑스내 여러 도시의공립학교 교사들이 지난 17일부터 일제히 파업에 들어갔다.이후 지금까지도 수도 파리등 전국 곳곳에서 교사들의 시위가 산발적으로 계속되고 있다.교육부에 따르면 파업에 초등학교 교사 60%,중등학교 교사 45%가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파업 규모는 전례없던 것이다. 경찰추산으로 시위참가자는 연인원 10만명에 이르고 있다.대부분 교사지만 학부모와 학생도 있다.

이 시위에 참가하고 있는 사람들은 『공립학교에도 충분한 지원을 못하면서 부유한 사립학교에 돈을 주겠다는 것은 빈자의 것을 빼앗아 부자에게 주겠다는 것』이라며 흥분하고 있다.

교사대표들은 피레네지방의 한 박물관 개관식에 간 미테랑대통령을 직접 만나 그들의 불만을 전달했다.이에 대해 미테랑대통령은 문제법안에 대해 『사전에 아무도 내게 알려주지 않았다』면서 『발라뒤르내각이 상원에 급속표결하게 한 처사는 기가 막히며 괘씸하다』고 분노를 터뜨렸다.

그는 나아가 『의회의 권리를 조롱한 것』이라면서 『교사들의 감정을 이해한다』면서 교사들과 뜻을 같이했다.

발라뒤르내각의 알랭 쥐페외무장관은 『불에 기름을 붓는다는 게 바로 이런 것』이라고 되받아쳤다.「베루법」으로 말미암아 지난 4월이후의 별마찰없이 유지되던 좌파대통령과 우파내각의 「동거」가 삐걱거리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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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의회에서 통과된 법안의 공포에 앞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그것은 의회에 반송하여 재심의를 요구하는 것이다.그러나 총리가 부서해야 하는데 발라뒤르가 그렇게 할 것 같지 않다는 분석이다.이 경우 어떻게 하느냐가 헌법에 규정돼 있지 않아 더욱 주목되고 있다.<파리=박강문특파원>
1993-12-2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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