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모는 사람 몇이서 나누는 얘기를 듣는다.주목되는 대목은 그들이 모두 한두번씩은 차체의 긁힘을 당했다고 하는 발언이다.차를 마련한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북북 그어진 상처를 보면서는 내몸에 칼끝이 지나간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고 말한다.불뚱이가 터진건 말할 것도 없다.두번을 긁히고는 차속에 드러누워 범인을 잡으려 했다고 하는 것만 보아도 그 심정을 헤아릴 만해진다.
서절구투(서절구투:사기·숙손통전)라는 말이 있다.쥐가 물건을 훔치고 개가 남의 눈을 속이는 것과 같이 몰래 숨어서 남의 것을 거머안는 좀도둑을 이르면서 쓰인다.비록 물건 훔치는 짓은 아니라 해도 남의 멀쩡한 차에 눈을 기이며 상처를 내는 행위 또한 그 좀도둑의 짓거리에 내릴바 없다.사촌이 논을 사도 배가 아프다는,가진자에 대한 시새움일까 아니면 꽃을 바라보기보다는 꺾어서라도 갖고자 하는 가해 의식일까.
이런 행동의 극치는 놀부가 보여준다.물론 운율에 맞춘 과장법이긴 하지만 흥부전 첫머리에 그 고약한 성품이 묘사된다.『술 잘먹고 욕 잘하고,에테하고싸움 잘하고,초상난데 춤추기,불난데 부채질하기,해산한데 개잡기,장에가면 얽매흥정,우는아기 똥먹이기,죄없는놈 뺨치기와 빚값으로 계집뺏기,늙은영감 덜미잡기,아기밴 아낙네 배차기,우물곁에 똥 누어놓기…』.아직 쓰인 내용의 3분의1도 주워섬기지 않았건만 숨이 차다.심뽀는 되게 사나웠던 모양이다.
남의 차에 흠집내는 짓도 놀부심뽀에 다름 아니다.이와 관련해서는 얼마전의 텔레비전 화면도 되돌이켜진다.소방관이 나와서 하는 얘기였는데 듣는 처지가 민망해지는 것이었다.그에 의할때 서울의 한 소방서에 들어오는 화재신고는 하루 4백∼5백건에 이른다는 것이 아니던가.화재가 그렇게 날리는 없으니 대부분이 장난질이다.『서울시내 소방서는 16개입니다.허위신고가 몇건일까 계산해 보십시오』.전화의 경우 남의 가정에 걸어서 주부에게 음담패설 늘어놓는 무리까지 있는 것이 오늘의 우리 세태이기도 하다.
사람이 홀로 있으면서 더구나 별로 할일도 없을때 그 인품은 나타난다고 한다.그때 무슨짓을 하느냐 하는 얘기이다.「대학」에 나오는 『소인한거위불선…』도 그걸 말한다.소인이 홀로 있을 때 몹쓸 짓을 하되 이르지 못할곳이 없이 하다가 군자를 보고나서는 시치미를 떼려들지만 속이 다 드러나 보인다는 지적이다.
한가하게 홀로 있을때를 조심할 일이다. 고요히 성찰하면서 선을 생각해볼 일이다. 그것이 사람으로서의 사람다운 모습아닐 것인지.
서절구투(서절구투:사기·숙손통전)라는 말이 있다.쥐가 물건을 훔치고 개가 남의 눈을 속이는 것과 같이 몰래 숨어서 남의 것을 거머안는 좀도둑을 이르면서 쓰인다.비록 물건 훔치는 짓은 아니라 해도 남의 멀쩡한 차에 눈을 기이며 상처를 내는 행위 또한 그 좀도둑의 짓거리에 내릴바 없다.사촌이 논을 사도 배가 아프다는,가진자에 대한 시새움일까 아니면 꽃을 바라보기보다는 꺾어서라도 갖고자 하는 가해 의식일까.
이런 행동의 극치는 놀부가 보여준다.물론 운율에 맞춘 과장법이긴 하지만 흥부전 첫머리에 그 고약한 성품이 묘사된다.『술 잘먹고 욕 잘하고,에테하고싸움 잘하고,초상난데 춤추기,불난데 부채질하기,해산한데 개잡기,장에가면 얽매흥정,우는아기 똥먹이기,죄없는놈 뺨치기와 빚값으로 계집뺏기,늙은영감 덜미잡기,아기밴 아낙네 배차기,우물곁에 똥 누어놓기…』.아직 쓰인 내용의 3분의1도 주워섬기지 않았건만 숨이 차다.심뽀는 되게 사나웠던 모양이다.
남의 차에 흠집내는 짓도 놀부심뽀에 다름 아니다.이와 관련해서는 얼마전의 텔레비전 화면도 되돌이켜진다.소방관이 나와서 하는 얘기였는데 듣는 처지가 민망해지는 것이었다.그에 의할때 서울의 한 소방서에 들어오는 화재신고는 하루 4백∼5백건에 이른다는 것이 아니던가.화재가 그렇게 날리는 없으니 대부분이 장난질이다.『서울시내 소방서는 16개입니다.허위신고가 몇건일까 계산해 보십시오』.전화의 경우 남의 가정에 걸어서 주부에게 음담패설 늘어놓는 무리까지 있는 것이 오늘의 우리 세태이기도 하다.
사람이 홀로 있으면서 더구나 별로 할일도 없을때 그 인품은 나타난다고 한다.그때 무슨짓을 하느냐 하는 얘기이다.「대학」에 나오는 『소인한거위불선…』도 그걸 말한다.소인이 홀로 있을 때 몹쓸 짓을 하되 이르지 못할곳이 없이 하다가 군자를 보고나서는 시치미를 떼려들지만 속이 다 드러나 보인다는 지적이다.
한가하게 홀로 있을때를 조심할 일이다. 고요히 성찰하면서 선을 생각해볼 일이다. 그것이 사람으로서의 사람다운 모습아닐 것인지.
1993-11-27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