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의 의미/이성은 원불교 기획실장(굄돌)

소유의 의미/이성은 원불교 기획실장(굄돌)

이성은 기자 기자
입력 1993-09-14 00:00
수정 1993-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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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속의 철학자로 알려진 고대 아테네의 「디오게네스」는 가난하지만 부끄러움이 없는 자족의 생활을 실천하였다.거기에서 그는 행복을 느꼈다.

그가 통 속에서 일광욕을 즐기던 어느날 그의 명성을 듣고 찾아온 「알렉산더」대왕은 그에게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그는 아무 것도 필요없으니 햇볕을 가리지 말아 달라고 했다는 말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일이다.

그런 「디오게네스」에게도 소중하게 아끼는 물건이 하나 있었다.그것은 물을 떠먹기 위하여 항상 허리에 매달고 다니는 표주박이었다.

한번은 우물가에서 표주박으로 물을 떠먹고 있었다.그런데 한무리의 어린이들이 숨을 헐떡이며 뛰어오더니 맨손으로 우물물을 떠먹는 것이었다.그리고는 유유히 사라지는 것이었다.

「디오게네스」는 표주박이 없어도 물을 마실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깜짝 놀랐다.그래서 그는 그 아끼던 표주박을 멀리 던져버렸다.표주박을 버린 그의 마음은 한결 후련했을 것이다.

「디오게네스」의 이러한 삶에서 두가지 느껴지는 것이 있다.하나는 소유가 행복의 충분조건이 될수는 없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아무리 보잘 것 없는 것이지만 거기에 집착하면 마음이 구속을 받는다는 점이다.

사람은 맨주먹으로 태어나 살면서 재화도 모으고 인연도 맺는다.하지만 떠날 때는 역시 빈손이다.이 세상에 진실로 「나의 것」이라고 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사는동안 나에게 잠깐 위임되었을 뿐이다.

그래서 인생은 마치 어린 시절의 병정놀이나 땅빼앗기 놀이와 흡사하다고 생각된다.대장도 되고 졸병도 되면서 놀이를 즐긴다.그러나 영원히 대장이라거나 졸병이라는 생각을 갖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땅빼앗기를 해서 승리하지만 그것이 언제까지나 내 땅이라고 고집부리지 않는다.다만 놀이하는 동안 규칙을 지키면서 성실하게 주어진 일을 할 뿐이고 또 관리할 따름이다.그러면서 대장도 졸병도,승자도 패자도 함께 즐기는 것이다.

공직자 재산공개에 관한 보도에 접하면서 착잡한 마음을 갖는 것은 교묘히 규칙을 어기는 사람들과 경기를 했다는 점 때문이다.반칙을 즐기는 사람은 놀이에서도 끼워주지 않던 어린시절을 생각해 본다.
1993-09-1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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