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치와 가정교육/임대희 경북대교수·역사학(굄돌)

염치와 가정교육/임대희 경북대교수·역사학(굄돌)

임대희 기자 기자
입력 1993-09-03 00:00
수정 1993-09-03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중국에서 공장을 경영하는 한국기업가들의 애로사항 가운데 하나가 공원들이 생산품을 하나씩 숨겨나가는 점인 모양이다.별로 심각할만한 숫자는 아닌 모양이지만 문제는 이렇게 공장의 물건을 훔쳐나가는 것이 나쁜 일을 한다는 의식이 없어서 전혀 미안스럽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라고 한다.아마도 전체적인 분위기가 별로 이런 것을 문제로 삼지 않는 분위기인 모양이다.

무석역 대합실에서 기차를 기다리고 있을 때 옆에서 몇몇 부인네들이 크게 떠들며 이야기하고 있었다.그 가운데 한 부인이 자기 딸자랑을 하는 것을 들었다.유치원에 다니는 딸애가 매일 조립식 장난감부품의 날개를 2∼3개씩 집어와서 어느새 한상장가 다 되어간다는 자랑이었다.

어떻게 이것을 자랑삼아 이야기하는지 이해가 안되었다.듣는 사람도 아무도 애버릇 고쳐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지는 않았다.윤리감각이 마비된 상태일까.자녀의 도심을 바르게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 옛날 공자가 강조하던 염치는 이미 어딘가에 사라져버렸고 도덕심도 없는 이러한 가정교육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앞으로 생활에 여유가 생긴다고 하더라도 남들로부터 신망을 얻기는 힘들지 않을까 걱정을 해보았다.

물론 중국인이라고 하여서 다들 이와 같이 양식이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그러나 실제로 중국을 여행하면 이러한 분위기의 사람이 꽤 많은 것을 자주 느낄 수 있는 일이다.중국의 일반대중 속에 섞여서 여행을 하다보면 공장굴뚝에서 연기 뿜어내듯이 기차안에서 담배연기를 하염없이 뿜어대는 사람들 때문에 괴로우며 그들의 염치없는 행동에 당혹하지 않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문화대혁명의 부산물로서 중국의 윤리도덕관념은 상당히 무너졌으며 이를 회복하는 데는 앞으로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리라고 생각된다.이런 노력이 없으면 중국사람들은 남에게 신용을 받지 못하게 되리라.그러나 실제로 지금 중국에서 전개되는 교육이 인격적인 수양에 중점이 두어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직은 중국에서 교직이 선호되고 있는 직종이며 사범계가 비교적 인기있는 학과임에는 틀림없다.중국에서는 어느 학과나 기본적으로는 학비면제인 점은 마찬가지다.교사가 되려는 것을 최상이라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여학생들에게는 그나마 매력적인 인생의 방향이라고 여기고 있는 점에서 교육을 통한 중국의 장래성을 기대해 보기는 한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과연 중국의 장래에 도덕이나 윤리적인 선도가 가능할는지 자못 의심되는 바가 크다.
1993-09-03 1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