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돈」이라는 말이 많이 쓰이는 세상이다.사정의 줄기가 실명제로 이어지면서 끊이지않고 나온다.「새빨간 거짓말」같이 말에 색깔이 있듯이 돈에도 색깔은 있는 모양이다.어쨌거나 검은돈이 있다면 흰돈도 있을것 아니겠는가.옳아.그래서 돈세탁한다는 말도 나오는 것이겠지.
한다지만 돈의 모습에 감장·하양이 따로 있을리 없다.다만 그것을 갖게된 내력과 쓰게되는 행태에 따라 선악·미추·정사…등으로 비치면서 색깔은 갈린다 할것이다.말없는 돈이지만 까매진 모습에 울고 하얘진 모습에 웃는 것이나 아닐지.
황현의 「매천야록」에 이런 얘기가 쓰여있다.색깔검은 돈의 사례이다.『초시를 매매하기 시작한 초기에는 2백냥도 주고 3백냥도 주어 금액이 고르지 않았고 5백냥을 달라하면 사람들이 혀를 찼다.갑오(고종31년:18 94년)전의 액수는 1천여냥을 달라해도 아무렇지않게 생각했으며 회시는 많으면 1만냥을 썼으니…』.이렇게 색깔검은 돈이 세상까지 검게하는 것임은 두말할 것이 없다.광해군때 함경감사로 있던 심열은 은그릇을 만들어 자기이름을 새겨서 궁중으로 바쳤다는 것이었는데(하담파적록) 그 은색깔이 과연 하얄수 있었던 것일까.
「동국여지승람」(동국여지승람:양천현조)등에는 이른바 형제투금전설이 실려 내려온다.고려 공민왕때 어떤 형제가 황금 두덩이를 주워 하나씩 나누어 가졌다.배를 타고 양천강에 이르렀을때 아우가 황금덩이를 물에 던진다.이유인즉 이때까지는 형제의 우애가 두터웠는데 황금을 쥐자 형님을 싫어하는 마음이 일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이말을 들은 형 또한 금덩이를 물에 던진다.민속학자 손진태에 의하면 이는 일본 등에도 있는 전설이라는 것이지만(한국민주설화의 연구)그 황금색깔은노란게 아니라 하얀것 아니었을까.
고려 명종때 산원동정 노극청이 외출한 사이 그부인이 도관낭중 현덕수에게 백금 12근을 받고 집을 팔았다.이를안 노극청이 백금3근을 현덕수에게 돌려주려 한다.9근을 주고 산집인데 그후 집에다는 하나도 돈을 안들였다는것이 이유였다.두사람은 받으라거니 못받겠다거니 실랑이를 벌이다가 그돈을 절에 시주해버린다(고려사·동국리상국집등).그 백금색깔이야말로 진실로 하얘ㅆ던 것이리라.
하얀마음의 하얀돈이 돌고도는 가운데 세상까지 하얗게 돼가야겠다.그럴수있게 우리모두의 마음이 그곳으로 모아져야 한다.<서울신문 논설위원>
한다지만 돈의 모습에 감장·하양이 따로 있을리 없다.다만 그것을 갖게된 내력과 쓰게되는 행태에 따라 선악·미추·정사…등으로 비치면서 색깔은 갈린다 할것이다.말없는 돈이지만 까매진 모습에 울고 하얘진 모습에 웃는 것이나 아닐지.
황현의 「매천야록」에 이런 얘기가 쓰여있다.색깔검은 돈의 사례이다.『초시를 매매하기 시작한 초기에는 2백냥도 주고 3백냥도 주어 금액이 고르지 않았고 5백냥을 달라하면 사람들이 혀를 찼다.갑오(고종31년:18 94년)전의 액수는 1천여냥을 달라해도 아무렇지않게 생각했으며 회시는 많으면 1만냥을 썼으니…』.이렇게 색깔검은 돈이 세상까지 검게하는 것임은 두말할 것이 없다.광해군때 함경감사로 있던 심열은 은그릇을 만들어 자기이름을 새겨서 궁중으로 바쳤다는 것이었는데(하담파적록) 그 은색깔이 과연 하얄수 있었던 것일까.
「동국여지승람」(동국여지승람:양천현조)등에는 이른바 형제투금전설이 실려 내려온다.고려 공민왕때 어떤 형제가 황금 두덩이를 주워 하나씩 나누어 가졌다.배를 타고 양천강에 이르렀을때 아우가 황금덩이를 물에 던진다.이유인즉 이때까지는 형제의 우애가 두터웠는데 황금을 쥐자 형님을 싫어하는 마음이 일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이말을 들은 형 또한 금덩이를 물에 던진다.민속학자 손진태에 의하면 이는 일본 등에도 있는 전설이라는 것이지만(한국민주설화의 연구)그 황금색깔은노란게 아니라 하얀것 아니었을까.
고려 명종때 산원동정 노극청이 외출한 사이 그부인이 도관낭중 현덕수에게 백금 12근을 받고 집을 팔았다.이를안 노극청이 백금3근을 현덕수에게 돌려주려 한다.9근을 주고 산집인데 그후 집에다는 하나도 돈을 안들였다는것이 이유였다.두사람은 받으라거니 못받겠다거니 실랑이를 벌이다가 그돈을 절에 시주해버린다(고려사·동국리상국집등).그 백금색깔이야말로 진실로 하얘ㅆ던 것이리라.
하얀마음의 하얀돈이 돌고도는 가운데 세상까지 하얗게 돼가야겠다.그럴수있게 우리모두의 마음이 그곳으로 모아져야 한다.<서울신문 논설위원>
1993-08-2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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