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아침이다.마흔여덟돌이다.상해 임시정부요인 다섯분 선열의 유해를 봉환하여 국립묘지에 모신지 닷새만이다.서른두해만에 참다운 문민정부가 세워진지 반년만이다.민족의 자존심과 민족정기의 회복을 위해 옛 총독부건물과 한때 청와대본관으로 불리던 그 총독관저를 헐어버리기로 대통령이 결단하고 국민들이 합의한게 바로 엊그제이다.
다시한번 챙겨보는 이 일련의 새로운 일들로 하여 광복 48돌 아침은 새삼 감개가 짙지않을 수없다.
○미완성의 광복
48년전의 광복은 글자그대로 우리에게 빛을 복원해줬다.질곡과 압박에서 해방되었고 감겼던 눈이 틔는 순간이었다.그러나 그것은 처음부터 미완의 것으로 시작될 수밖에 없었다.아직도 그것은 미완의 장으로 남아있다.
우리 민족의 광복은 지상의 환희였다.그러나 그것은 곧바로 국토의 단절과 민족의 분단으로 이어졌고 이윽고는 동족전쟁의 시련과 비극으로 연결됐다.광복의 오늘이 아직도 미완인 것은 그로 인한 것이었다.따라서 우리는 무엇보다도 먼저 민족적 대결과 분단의 상징인 휴전선을 부수고 판문점을 열어 민족을 한 띠로 묶는 과업으로부터 「광복의 완성」을 시작해야한다.
하긴 이 역시 쉬운일이 아니다.서울에서 판문점,평양까지 통일기원 인간띠잇기운동이 제의됐어도 저쪽은 외면이다.그러니 이제 미완의 광복은 북쪽 당국자들의 인간성회복과 그쪽 동포들의 인권회복으로부터 비롯돼야 할 것이다.
다시 서른두해만의 문민정부를 얘기할지음 우리는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부끄러운 민족으로 살아왔는가를 새삼 새기지 않을 수없다.온통 권위주의색채의 군사문화가 지배한 지난 30여년은 정권의 정통성과 대표성이 항상 의문의 대상이었고 그에따라 민족의 정체성마저 회의를 느낄 지경이었다.문민정부가 값지고 소중한 것은 그런 끊임없던 의문과 회의가 주권자의 판단과 선택으로 완전히 해소되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돌아오신 선렬들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부끄러운 민족으로 살아왔는가는 고국에 돌아오신 다섯분 선열들이 말없이 증언한다.그러나 그 어른들은 못난 후손들을 책망하기보다 오히려 격려하고 위로할 것이다.선열들을 안장하면서 후손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교훈을 새겨야 했는가.비록 때늦은 봉환이었고 아직도 많은 어른들이 이역땅에 누워있지만 국민들은 이번 임정요인의 봉환을 통해 이렇게들 합의했을 것이다.
첫째 임시정부의 연면하고 정당한 법통을 새 문민정부가 실질적으로 승계했다는 사실에 대한 확인이다.대한민국 헌법 전문의 정신과 법통성계승을 확인검증한 첫 가시적조처였다고 할수있다.
둘째로 민족정기와 자긍심을 바로 세우는 획기적 계기였다는 사실이다.일제하 국내외 독립투쟁에서,특히 임정요인들의 활약상은 얼마나 우뚝하고 찬연한 것이었던가.앞으로 완성될 광복사는 나라가 쇠했을때 이를 구하고자 감연히 일어서 싸웠고 죽어서도 죽지않고 민족의 정기로 살아남은 이 어른들에 의해 더욱 빛날 것이다.
다음으로 선열의 봉환은 과거 친일의 잔재를 일소하는 계기도 되었다는 점이다.나라를 빼앗겼음도 부끄러운 일이었지만 그보다 더 부끄러운 일은 광복후 친일파들이 활개를 치며 살게했다는 사실이 아닐수 없다.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은 여전히 가난에 허덕였으나 이들은 일제하에서 쌓은 배경으로 흔들림이 없었다.일제잔재 청산의 대상들인 것이다.
○다시 쓰는 현대사
지금은 국립묘지에 편히 잠드신 선열 박은식선생은 그 명저 「한국통사」의 서문에서 『국혼은 살아있다』고 썼고 그것은 이제 그의 비명의 한 구절이 되어있다.말그대로 국혼은 살아있어 분단속에서도 민족은 살아숨쉬고 임정의 법통을 계승한 문민정부는 살아움직인다.
그러니 이제 우리의 광복현대사는 다시 쓰여져야 한다.『과거의 사실이 진실로 어떠했던가』를 밝히는 작업은 역사학자의 본령만은 아니다.그것은 전 민족의 몫이어야 한다.지나간 근 50년동안 타의에 의한 광복을 자의에 의한 발전의 원동력으로 승화시키지 못한 우리에겐 역사에 대한 강요된 논리나 주장을 감연히 거부할 용기도 부족했다.
변화와 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 김영삼대통령이 지적한바 「제2의 광복운동」으로서 우리는 이제 새로운 역사탐색으로서 「있었던 그대로」,「있는 그대로」의 사실과 실상을 찾아내어 역사를 바로잡고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는일에 나서야한다.그리하여 국사를 비롯한 모든 교과서에 광복현대사 굽이굽이마다 왜곡되고 굴절된 민감한 부분을 새로 쓰고 이 사실과 함께 문민시대의 의미와 미래지향의 정신을 넓고 깊게 투영시켜야 한다.
지금으로부터 광복의 의미를 되살리고 완성하는 길은 이 시대의 정신이기도 한 변화와 개혁의 성공을 이루고 궁극적으로는 민족의 통일을 성취하는 일 이외의 다른것이 아니다.남과 북이 통일을 이룰때 애국선열들이 시작한 광복운동은 비로소 대단원을 이루게될 것이다.
모든일의 성취가 결국 사람에 달렸다면 국권상실과 민족분단의 지난 세기를 민족번영과 통일의 새로운 세기로 바꾸는 책임 역시 국민에게 있다.그런 점에서도 2년후에 맞을 광복 50주년은 우리의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 역정에 한 획을 긋는 해가 되어야한다.
다시한번 챙겨보는 이 일련의 새로운 일들로 하여 광복 48돌 아침은 새삼 감개가 짙지않을 수없다.
○미완성의 광복
48년전의 광복은 글자그대로 우리에게 빛을 복원해줬다.질곡과 압박에서 해방되었고 감겼던 눈이 틔는 순간이었다.그러나 그것은 처음부터 미완의 것으로 시작될 수밖에 없었다.아직도 그것은 미완의 장으로 남아있다.
우리 민족의 광복은 지상의 환희였다.그러나 그것은 곧바로 국토의 단절과 민족의 분단으로 이어졌고 이윽고는 동족전쟁의 시련과 비극으로 연결됐다.광복의 오늘이 아직도 미완인 것은 그로 인한 것이었다.따라서 우리는 무엇보다도 먼저 민족적 대결과 분단의 상징인 휴전선을 부수고 판문점을 열어 민족을 한 띠로 묶는 과업으로부터 「광복의 완성」을 시작해야한다.
하긴 이 역시 쉬운일이 아니다.서울에서 판문점,평양까지 통일기원 인간띠잇기운동이 제의됐어도 저쪽은 외면이다.그러니 이제 미완의 광복은 북쪽 당국자들의 인간성회복과 그쪽 동포들의 인권회복으로부터 비롯돼야 할 것이다.
다시 서른두해만의 문민정부를 얘기할지음 우리는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부끄러운 민족으로 살아왔는가를 새삼 새기지 않을 수없다.온통 권위주의색채의 군사문화가 지배한 지난 30여년은 정권의 정통성과 대표성이 항상 의문의 대상이었고 그에따라 민족의 정체성마저 회의를 느낄 지경이었다.문민정부가 값지고 소중한 것은 그런 끊임없던 의문과 회의가 주권자의 판단과 선택으로 완전히 해소되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돌아오신 선렬들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부끄러운 민족으로 살아왔는가는 고국에 돌아오신 다섯분 선열들이 말없이 증언한다.그러나 그 어른들은 못난 후손들을 책망하기보다 오히려 격려하고 위로할 것이다.선열들을 안장하면서 후손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교훈을 새겨야 했는가.비록 때늦은 봉환이었고 아직도 많은 어른들이 이역땅에 누워있지만 국민들은 이번 임정요인의 봉환을 통해 이렇게들 합의했을 것이다.
첫째 임시정부의 연면하고 정당한 법통을 새 문민정부가 실질적으로 승계했다는 사실에 대한 확인이다.대한민국 헌법 전문의 정신과 법통성계승을 확인검증한 첫 가시적조처였다고 할수있다.
둘째로 민족정기와 자긍심을 바로 세우는 획기적 계기였다는 사실이다.일제하 국내외 독립투쟁에서,특히 임정요인들의 활약상은 얼마나 우뚝하고 찬연한 것이었던가.앞으로 완성될 광복사는 나라가 쇠했을때 이를 구하고자 감연히 일어서 싸웠고 죽어서도 죽지않고 민족의 정기로 살아남은 이 어른들에 의해 더욱 빛날 것이다.
다음으로 선열의 봉환은 과거 친일의 잔재를 일소하는 계기도 되었다는 점이다.나라를 빼앗겼음도 부끄러운 일이었지만 그보다 더 부끄러운 일은 광복후 친일파들이 활개를 치며 살게했다는 사실이 아닐수 없다.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은 여전히 가난에 허덕였으나 이들은 일제하에서 쌓은 배경으로 흔들림이 없었다.일제잔재 청산의 대상들인 것이다.
○다시 쓰는 현대사
지금은 국립묘지에 편히 잠드신 선열 박은식선생은 그 명저 「한국통사」의 서문에서 『국혼은 살아있다』고 썼고 그것은 이제 그의 비명의 한 구절이 되어있다.말그대로 국혼은 살아있어 분단속에서도 민족은 살아숨쉬고 임정의 법통을 계승한 문민정부는 살아움직인다.
그러니 이제 우리의 광복현대사는 다시 쓰여져야 한다.『과거의 사실이 진실로 어떠했던가』를 밝히는 작업은 역사학자의 본령만은 아니다.그것은 전 민족의 몫이어야 한다.지나간 근 50년동안 타의에 의한 광복을 자의에 의한 발전의 원동력으로 승화시키지 못한 우리에겐 역사에 대한 강요된 논리나 주장을 감연히 거부할 용기도 부족했다.
변화와 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 김영삼대통령이 지적한바 「제2의 광복운동」으로서 우리는 이제 새로운 역사탐색으로서 「있었던 그대로」,「있는 그대로」의 사실과 실상을 찾아내어 역사를 바로잡고 민족의 동질성을 회복하는일에 나서야한다.그리하여 국사를 비롯한 모든 교과서에 광복현대사 굽이굽이마다 왜곡되고 굴절된 민감한 부분을 새로 쓰고 이 사실과 함께 문민시대의 의미와 미래지향의 정신을 넓고 깊게 투영시켜야 한다.
지금으로부터 광복의 의미를 되살리고 완성하는 길은 이 시대의 정신이기도 한 변화와 개혁의 성공을 이루고 궁극적으로는 민족의 통일을 성취하는 일 이외의 다른것이 아니다.남과 북이 통일을 이룰때 애국선열들이 시작한 광복운동은 비로소 대단원을 이루게될 것이다.
모든일의 성취가 결국 사람에 달렸다면 국권상실과 민족분단의 지난 세기를 민족번영과 통일의 새로운 세기로 바꾸는 책임 역시 국민에게 있다.그런 점에서도 2년후에 맞을 광복 50주년은 우리의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는 역정에 한 획을 긋는 해가 되어야한다.
1993-08-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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