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을 여의었다.우리나이로 올해 아흔하나이니 남들이야 호상이라 할지 모르지만 아들딸까지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어버이의 죽음이란 나이에 관계없이 서러운 법이다.경기도땅에 묻고 발길을 돌려 내려오는 「반자식」의 마음도 애연해진다.삶과 죽음을 생각해보게도 한다.
세상일을 많이 깊이 생각한 이들일수록 죽음에 대해 대범해야 한다는 말들을 해온다.죽음은「새로운 삶」을 뜻하는 것이므로 결코 두려워 할 일이 아니라면서.하지만 그렇게 달관한양 남을 다독이는 사람들도 사실인즉 자신의 두려움을 달래는 심경이 밑바탕에 깔려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장자의 경우는 어떤 것이었을까.그가 죽음에 즈음해서의 얘기가 전해진다(장자:열어구편).
제자들은 성대하게 장사지낼 작정을 하고 있었다.이를 안 장자가 말한다.
『나는 천지를 관이라 생각하고 일월을 늘어놓은 구슬로 성신을 작은구슬로 그리고 만물은 부조라 여기고 있다.나를 장사지내는 기구는 이것으로 족하지 않은가』
시신을 그냥 땅위에 팽개쳐두라는 뜻이었다.제자들이 말했다.
『까마귀나 솔개가 선생님의 시신을 쪼지않을까 그게 두렵습니다』
장자는 다시 입을 연다.
『땅위에 팽개쳐두면 까마귀나 솔개가 먹을 것이요 땅밑에 묻으면 도로래가 먹을 것이다.모처럼 까마귀 솔개가 먹게 되어있는 것을 빼앗아 도로래에게 주는 것도 불공평한 일이 아닌가』
이같은 생사관을 갖기가 범인으로서는 쉬운게 아니다.그렇기는 해도 죽음을 앞두고 비굴해질 때는 살아있는 동안에 쌓은 탑이 일시에 무너져버린다는 것도 사실이다.우리들의 선인 금호 임형수는 그래서「죽음의 해학」을 보여주어 그의 뛰어난 학문과 문장위에 빛을 얹는다.
그는 모함 때문에 사약을 받았으나 태연했다.마시려하자 하인이 안주를 올렸다.『술도 벌주일 때는 안주가 없거늘 사약에 무슨 안주이겠느냐』.그러고서 형관에게 말한다.『약을 마시고 죽느니보다 목졸려 죽는 것이 어떨까』.그러라고 하자 그는 방으로 들어가더니 노끈을 밖으로 내밀면서 목을 걸었으니 힘껏 잡아당기라고 한다.힘껏 잡아당겨 이젠 죽었으려니하고 방문을 열어보니 임금호는 목침에다 노끈을 매어놓고 곁에누워 껄껄 웃고있지 않은가.『내 이승에서 마지막으로 해본 장난질이니라.됐다.이젠 목을 졸라라』
대범하게 죽음을 맞이하고 생각하고 하는 일이 누구에게나 쉬운건 아니다.욕망에 사로잡혀있는게 사람이니 그렇지 않겠는가.<서울신문 논설위원>
세상일을 많이 깊이 생각한 이들일수록 죽음에 대해 대범해야 한다는 말들을 해온다.죽음은「새로운 삶」을 뜻하는 것이므로 결코 두려워 할 일이 아니라면서.하지만 그렇게 달관한양 남을 다독이는 사람들도 사실인즉 자신의 두려움을 달래는 심경이 밑바탕에 깔려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장자의 경우는 어떤 것이었을까.그가 죽음에 즈음해서의 얘기가 전해진다(장자:열어구편).
제자들은 성대하게 장사지낼 작정을 하고 있었다.이를 안 장자가 말한다.
『나는 천지를 관이라 생각하고 일월을 늘어놓은 구슬로 성신을 작은구슬로 그리고 만물은 부조라 여기고 있다.나를 장사지내는 기구는 이것으로 족하지 않은가』
시신을 그냥 땅위에 팽개쳐두라는 뜻이었다.제자들이 말했다.
『까마귀나 솔개가 선생님의 시신을 쪼지않을까 그게 두렵습니다』
장자는 다시 입을 연다.
『땅위에 팽개쳐두면 까마귀나 솔개가 먹을 것이요 땅밑에 묻으면 도로래가 먹을 것이다.모처럼 까마귀 솔개가 먹게 되어있는 것을 빼앗아 도로래에게 주는 것도 불공평한 일이 아닌가』
이같은 생사관을 갖기가 범인으로서는 쉬운게 아니다.그렇기는 해도 죽음을 앞두고 비굴해질 때는 살아있는 동안에 쌓은 탑이 일시에 무너져버린다는 것도 사실이다.우리들의 선인 금호 임형수는 그래서「죽음의 해학」을 보여주어 그의 뛰어난 학문과 문장위에 빛을 얹는다.
그는 모함 때문에 사약을 받았으나 태연했다.마시려하자 하인이 안주를 올렸다.『술도 벌주일 때는 안주가 없거늘 사약에 무슨 안주이겠느냐』.그러고서 형관에게 말한다.『약을 마시고 죽느니보다 목졸려 죽는 것이 어떨까』.그러라고 하자 그는 방으로 들어가더니 노끈을 밖으로 내밀면서 목을 걸었으니 힘껏 잡아당기라고 한다.힘껏 잡아당겨 이젠 죽었으려니하고 방문을 열어보니 임금호는 목침에다 노끈을 매어놓고 곁에누워 껄껄 웃고있지 않은가.『내 이승에서 마지막으로 해본 장난질이니라.됐다.이젠 목을 졸라라』
대범하게 죽음을 맞이하고 생각하고 하는 일이 누구에게나 쉬운건 아니다.욕망에 사로잡혀있는게 사람이니 그렇지 않겠는가.<서울신문 논설위원>
1993-08-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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