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부정,한국의 부정(뉴욕에서/임춘웅칼럼)

미국의 부정,한국의 부정(뉴욕에서/임춘웅칼럼)

임춘웅 기자 기자
입력 1993-07-23 00:00
수정 1993-07-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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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정가에 비상이 걸려있다.

민주당정권이 들어선 후 빌 클린턴행정부가 처음으로 내놓은 경제계획안에 대한 의회의 예산심의가 바로 시작되려는 때에 클린턴 프로그램의 의회통과에 막중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민주당의 댄 로스텐코우스키 하원 세입위원회위원장이 횡령사건에 연루돼 기소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20일 부랴부랴 예산안 심의에 중요한 1백50명의 의회 정부 관계자들을 모아 예산안 통과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하면서 로스텐코우스키 위원장에 대한 신임의 표시로 그를 옆자리에 앉혀 사진이 함께 찍히도록 배려하고 사법문제와 예산심의는 별개의 것임을 강조하는 「특별행사」까지 치렀다.

34년 동안이나 의석을 지킨 워싱턴의 거물정객이 받고있는 혐의라는 것은 지난 85년부터 91년에 걸쳐 지난해 그만둔 의회구내 우체국장으로부터 2만1천3백달러의 뇌물을 받아 썼다는 것이다.그런데 이 돈이 우체국예산에서 나온 것이어서 공금횡령이 된다는 것이다.미국의 국회의원들은 우편요금을 정부가 내주도록 돼있는데 우체국장이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 영향력있는 의원들에게 우편물을 실제보다 많이 쓴것처럼 꾸며 그 차액을 현금으로 만들어 상납해 왔다는게 이 사건의 요지다.

로스텐코우스키 의원측이 아직 해명을 하지 않고 있어 사실여부는 알 수 없으나 워싱턴정계를 흔들어 놓고 있는 이 사건에서 로스텐코우스키 의원이 받았다는 액수가 우리의 관심을 모은다.총액이 우리돈으로 쳐 1천7백여만원이다.그것도 수년에 걸쳐 이루어진 것을 종합한 액수인 것이다.

지난해 한동안 여론의 요란한 공격을 받았고 그 사건으로 해서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스티븐 솔라즈 하원의원 등 몇몇의원이 낙선의 고배까지 마셨던 의회 금융부정사건이란 것도 우리의 상식으로 보면 좀 우스운 사건이었다.의원들이 세비를 미리 가불해 썼다는 것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의원들이 자연스럽게 하고 있는 하나의 관행이어서 그 기사를 읽었던 한국의 국회의원들은 왜 그게 문제가 되는지 의아해했을 사람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그러나 미국 국민들은 보통사람이 은행에 잔고없이수표를 쓰면 부도처리가 되는데 의원들은 무슨 특권으로 잔고도 없이 수표를 발행해도 괜찮냐는게 시비의 초점이었다.의원들의 수표는 앞으로 나올 세비를 전제로 잔고가 없어도 국회은행에서 계속 결재를 해주었던 것이다.

지난해 11월 한인 이민사상 처음으로 미연방하원의원에 당선돼 화재가 됐던 제이 킴(한국명 김창준)의원이 지금 말려있는 선거자금부정 사건이란 것도 킴의원이 직접 경영하던 개인회사에서 30만달러를 선거때 가져다 썼는데 그것이 봉급이냐 회사공금유용이냐 하는 것이다.

미국사회를 지켜보면서 가끔 놀라는 것은 이 사회의 투명성이다.아무 것도 감추어질게 없는 사회,그래서 때로는 두려움마저 일 때가 있다.부정이란 것도 그 기준은 이제 실오라기 하나 비집을 틈새를 남겨놓지 않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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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1993-07-23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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