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자질론/박대출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의원 자질론/박대출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박대출 기자 기자
입력 1993-07-10 00:00
수정 1993-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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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민시대를 맞은 국회의 일성은 실추된 위상의 회복과 민주국회의 정착이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그동안 권위주의 정권하에서 굴절되어온 입법부의 위상을 명실공히 제자리로 올려 놓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열리고 있는 제1백62회 임시국회에서 보여준 의원들의 행태는 개혁의지를 의심케 한다.

재산공개파문으로 만신창이가 된 국회의원의 입지를 회복하려면 이를 악물고 뛰어도 시원치않은 마당에 그나마 조금 남아 있는 권위마저 스스로 짓밟는 작태가 이어지고 있다.

상임위에서는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의원이 있는가 하면 소속 의원이 수장에게 호통을 치고 삿대질을 해대는 등 한심한 모습이 곳곳에서 보인다.

한편에서는 이같은 추태를 부린 의원을 두고 다른 당 소속 의원들은 마치『남의 불행은 곧 나의 행복』이라는듯이「즐거운 마음」으로 성토를 일삼기도 한다.

지난 8일 국회 법사위에서는 민주당 정기호의원이 술에 취한 모습으로 횡설수설하는 웃지못할 사태가 벌어졌다.동료의원들이 밝힌 이유인즉 전날 저녁에 마신 술이아직 안깼다는 것이지만 낮술도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정의원이 혀가 꼬부라진 소리로 계속 마이크를 붙잡고 있는데도 법사위 의원 누구도 이를 제지하지 않았으며,같은 당소속 의원은 옆에서 재미있다는 듯 웃기까지 했다.소위「선양」이라는 사람들한테서 진지성을 찾아보기 어려웠다.기자는 차라리 서글픔을 느끼고 회의장을 뛰쳐 나오고 싶었다.

정의원은 국가의 장래를 좌우하는 국정토론의 장을「술판」이나 안방쯤으로 착각하는 우를 범했다.

이는 새 시대를 맞아 우리 국회도 뭔가 달라지겠지 하는 국민의 기대를 한낱 물거품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만큼 국회를 우습게 알고 어려워하지 않았으니 어떻게 국회의 권위가 설 수 있겠는가.

이런 국회에서 민주정치를 기대할 수 없다는 국민들의 냉소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1993-07-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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