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냄새=한국냄새」였는데(박감천칼럼)

「김치냄새=한국냄새」였는데(박감천칼럼)

박갑천 기자 기자
입력 1993-06-09 00:00
수정 1993-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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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 주미(주미)전권공사 박정양(박정양)의 고문이 된 것을 인연으로 주한미국공사관의 전권공사(1901)까지 역임하는 앨런(HoraceN.Allen)은「조선견문기」를 남겨놓고 있다.그안에 김치에 대해 언급한 대목이 보인다.

『김치는 약 2개월동안 발효시킨다.이혼합체는 성분이 1백40가지나 되며…나는 이 김치를 즐겨먹는 외국인중 하나다.김치냄새는 강하고 독특하다.…한국인에게 있어 김치냄새는 매우 좋은 것이지만 림버거(벨기에의 림부르흐에서 나는 치즈)냄새는 질색이다…』

기일이라고 하는 한국이름까지 가진 게일(JamesS.Gale)은 한국에 관한 여러저서를 남긴다.그중의 「전환기의 조선」에서는 냄새론을 펼치고 있다.­『조선의 양반은 타국인으로서는 주목할만한 두종류 냄새를 풍긴다.아주 독특한 냄새다.…그하나는 검은옻을 칠한 모자에서 난다.또다른 냄새는 마늘·양파·소금·생선 그리고 다른성분들의 혼합물인 김치에서 난다.이냄새는 림버거치즈 냄새처럼 항상 몸에 배어있어서 어딜가나 따라다닌다』

그옛날 치즈냄새 풍기며 한국을 찾았던외국인들이 공통되게 맡은 것은 「김치냄새=조선냄새」였다.그리고 그같은 인상이 오늘날이라 해서 달라졌다고 할수는 없다.그런만큼 외국에 원정나가는 체육인들은 김치·고추장을 챙긴다.한국인 유학생과 김치냄새에 얽힌 일화가 수없이 많은 까닭도 거기에 있다.

「위지」(동이전)의 고구려조에는 고구려사람을 가리켜 「선장양」이라 표현한 대목이 보인다.그것이 간장·된장·고추장·술따위를 가리키는 것인지 김치류를 가리키는 것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아무튼 발효식품을 잘만든다는 뜻이다.발효식품이란 무엇인가.노벨상수상자인 메치니코프(Elie Metschnikoff)와 그 연구팀이 건강·장수식이라고 실증적으로 주장했을 때 세계의 주목을 받은 인류의 먹거리이다.그후 세균학의 발달은 그 논리를 뒷받쳐온다.우리조상들은 그를 의식하지 않은채 발효식품을 만듦으로써 유산균을 먹고 마셔왔다고 하겠다.각종 김치문화를 발전시켜오는 지혜가 그같은 맥을 잇고 있음에 다름아니다.

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우리의 국민학생들이「가장 싫어하는 음식」은 김치인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세상이 흐르면 의식구조하며 생활이 변한다는 것은 사실이다.그렇긴하다 해도「한국의 식품」으로 점찍혀오는 김치가 어린이들에게 가장 싫어하는 식품 서열1위로 꼽히다니….뭔가 소중한 것을 잃은듯한 허전함이 뒤따른다.한세대전까지의 반양식(반양식)이 받는 천대.그게 역사인가.<서울신문 논설위원>
1993-06-0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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