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 미봉보수/이용원 문화부기자(오늘의 눈)

독립기념관 미봉보수/이용원 문화부기자(오늘의 눈)

이용원 기자 기자
입력 1993-04-23 00:00
수정 1993-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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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성전」독립기념관 제2전시관과 제7전시관은 요즘 천장 곳곳에 물받이용 함석통을 매달아 놓은 볼썽사나운 모습을 하고 있다.

지난해 8월 하순 폭우가 내린 뒤로 전시관 천장이 계속 새는 탓이다.

이에 따른 「전시관 누수조사 결과및 대책」이 무려 8개월만인 22일 발표됐다.

최창규 독립기념관장은 『국민에게 큰 충격과 실망을 안겨준데 대해 다시 한번 역사와 국민 앞에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한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최관장은 누수방지 대책 발표가 늦어진 것은『그동안 졸속행정으로 각종 하자가 발생했다고 보아 이번 조사에는 정성을 다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그가 정작「근원적인」보수대책이라며 밝힌 내용은 ▲옥상 바닥에 경사진 지붕을 추가 설치해 빗물을 흘러내리게 하고 ▲외벽의 화강석을 떼내 안쪽 콘크리트면의 갈라진 곳을 때우고 방수처리를 하겠다는 정도의 것이었다.

그는 비가 가장 많이 새는 제2전시관(근대민족운동관)을 올해 이같은 방식으로 보수해 본 뒤 성공할 경우 내년에 나머지 6개관도 보수하겠다고 덧붙였다.

발표 내용에 실망한 기자들의 질문이 빗발치자 최관장의 답변은 점차 궁색해졌다.

­누수의 원인을 정확히 밝혀내야 근본적인 대책을 세울 수 있지 않는가.설계와 시공중 어느쪽 잘못인가.

『설계·시공 모두 잘못됐다.게다가 국민이 빨리 완성된 기념관을 보고 싶어해 전시관 공사를 6개월만에 끝내느라 어려움이 많았다』

­보수공사를 하고도 비가 샌다면.

『현재로선 이번 방안이 최선책이다』

­설계부터 잘못됐다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나.

『일단 이번에 결정된대로 보수공사를 하고 장마철을 넘겨보자』

­보수공사비는 어떻게 조달하나.

『자체 재원과 기업의 협조를 받겠다』

발표 서두에 『전시관을 보수하고도 또 비가 새면 선열들이 흘리는 피눈물로 받아들이겠다』고 멋진 말솜씨를 뽐낸 최관장.

그러나 「미봉책」이라는 기자들의 거듭된 추궁에 그는 갈수록 말꼬리를 흐렸다.

「민족의 성전」은 언제쯤이나 명칭에 걸맞는 대우를 받게 될는지….
1993-04-2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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