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석삼조의 식목일/박이도 시인(굄돌)

일석삼조의 식목일/박이도 시인(굄돌)

박이도 기자 기자
입력 1993-04-15 00:00
수정 1993-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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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식목일은 정말 좋은 날이었다.연휴로 묶일 수 있었고 쾌청한 날씨로 많은 사람이 유익하게 보낼수 있었기 때문이다.그런데 어느 신문에 이번 식목일이 마지막 공휴일이 될것이라는 기사가 났다.그 까닭인즉 연간 공휴일이 너무 많아서 일부 공휴일을 줄이려는 정부의 의도에 따라 식목일은 금년으로 마지막이 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이 기사를 읽는 필자는 불쾌감이 일었다.최근 몇햇동안 공휴일수를 놓고 갈팡질팡했던 정부의 태도와 함께 새정권이 또 뜯어고치겠다는 발상에 놀란 것이다.몇해 시행해 본다음 고칠 수도 있는 문제이다.「신한국」을 건설하기위해 「고통분담」의 근검절약정신에 박차를 가한다는 뜻에서 이같은 계획이 비롯되었을 수는 있다.그러나 성급한 결정은 피해야 한다.공휴일 수를 줄인다면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야한다.전국민의 관심사이기 때문이다.또 공휴일을 단순히 일 안하고 쉰다는 제도적 절차만 생각해서는 안된다.산업사회에서 일과 휴식의 조화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공휴일을 줄인다면 하필 식목일이 되어야 하는가에도 강한 회의를 품게된다.지난 식목일의 경우 매우 적절한 계절에,꼭 치러야할 행사들이 겹쳐 있어서 그 하루가 얼마나 모든 사람들에게 절실한 휴일인가하는 것을 생각해 보았다.그러니까 식목일은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우선 나무를 심어 애림사상을 심어주는 일,또 한식과 청명이 이어져 조상의 묘를 찾아 사초를 해야하는 날이다.그리고 식목하는 일,사초하는 일에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은 대부분 봄의 기운을 산과 들로 나아가 직접 보고 느끼는 자연체험의 좋은 날이 되는 것이다.이것은 노동과 휴식의 차원,혹은 계절적으로 청명에 맞춰 적절한 휴식이 된다는 점에서 필요한 공휴일인 것이다.

3,4월중에 꼭 하루를 줄여야한다면 3·1절을 공휴일에서 제외시키는 것이 어떨까.결코 3·1운동의 의의를 희석시키려는 의도는 아니다.3부에서 기념식을 갖고 전국민적인 각성을 일깨워 주는 계도와 태극기를 게양하는 일을 계속 지키되 휴일이 아닌 근무일로 삼는 것이다.「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란 속담처럼 같은계절이라면 식목일을 살리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1993-04-15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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