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테랑의 “대외영향력 지키기”/불 대통령,러시아방문 의미

미테랑의 “대외영향력 지키기”/불 대통령,러시아방문 의미

박강문 기자 기자
입력 1993-03-18 00:00
수정 1993-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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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이후의 동거정부” 정치구도 염두/러정국 불안 느끼는 미 등에 건재 과시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대통령이 16일 모스크바를 전격 방문,보리스 옐친러시아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대외과시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미테랑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국내 정치에서 궁지에 몰려있는 옐친대통령에게 서방측의 지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임에 틀림없다.

오는 21일 실시될 국회의원 총선에서 집권 사회당의 참패를 눈앞에 두고 있는 미테랑으로서는 꽤나 「여유」를 보인 셈이다.

현재 2백70석의 국회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미테랑대통령의 사회당은 총선이 끝나면 80여석의 제3당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여 있다.

이에 반해 우파야당연합은 2백55석에서 4백50여석으로 늘어나 내각을 장악하게 될 전망이다.즉 좌파대통령에 우파내각이 들어서는 제2의 「코아비타시옹」(동거정부)이 성립되는 것이다.

이러한 위기를 맞아 지금 사회당에서는 총선뒤 군소정당들과 대거 연합해 새로운 중도좌파연합을 구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이는 곧 미테랑대통령의 사회당을 해체해야 한다는 것과 마찬가지 주장이다.대통령임기를 2년이나 남겨놓고 있는 미테랑에게 총선뒤 물러가라는 소리까지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프랑스의 국내정치상황에서 미테랑은 총선뒤에 그려질 국내정치구도를 염두에 두고 러시아행을 택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즉 불가피하게 내각을 현재의 우파야당에게 넘겨줄 지라도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대외적 관계에 있어서 만큼은 계속 영향력을 확보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정국을 불안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는 미국과 유럽의 여러나라에 프랑스의 외교력을 한껏 펴보이는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러시아 정국이 뒷짐지고 볼만큼 낙관적이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임도 물론이다.

이번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의 직접적이고도 조속한 경제지원방안이 마련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다만 러시아에 대한 경제지원문제는 국제적으로 한층 활발하게 논의하도록 하는 계기는 될 것 같다.오는 7월로 예정된 서방선진7개국정상회담도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파리=박강문특파원>
1993-03-1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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