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란/최초의 「차없는 수도」 만든다(세계의 사회면)

화란/최초의 「차없는 수도」 만든다(세계의 사회면)

진경호 기자 기자
입력 1993-02-08 00:00
수정 1993-02-08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암스테르담시,진입금지 방침/차도는 자전거전용로·인도로 개조/곳곳에 과속방지턱·주차장도 없애/“길 넓히기엔 한계” 극약처방에 시민들 호응

거리에 자동차가 늘어만 가는데도 엉뚱하게 자동차가 다니는 길은 계속 없애고 사람들이 다니는 길만 늘리는 곳이 있다.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이 바로 그곳이다.

갈수록 나빠지는 도심의 교통체증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오던 암스테르담시는 올해들어 획기적인 작업을 시작했다.

자동차를 도심으로 몰고나오는 사람들에게 온갖 불이익을 주는 것이다.차를 몰고나오는 것이 더 불편하도록 만들어야 교통난이 해소된다는 판단에서다.

암스테르담시는 이를 통해 유럽 최초로 「차없는 도심」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택시·순찰차·응급차·소방차와 장애인용 차량을 뺀 모든 차량의 도심진입을 금지하는 것이다.

시는 이에따라 우선적으로 차도를 자전거전용로와 인도로 바꾸기 시작했다.가장 혼잡했던 중앙역과 왕궁사이의 차도를 비롯해 많은 도로가 이미 「차없는 거리」로 바뀌었다.

시는 또 멀쩡한 도로에 과속방지턱을 만들고 있다.올해안으로 도심의 최고주행속도를 시속 30㎞로 낮추기로 한데 따른 것이다.

있던 주차장도 없애고 있다.게다가 공공주차장의 요금은 1시간에 2달러25센트로 두배가까이 올렸다.어쩌다 주차위반이라도 하면 무려 2백10달러를 물어야 한다.벌금 70달러에 견인료 1백40달러를 합한 액수이다.

암스테르담시는 이밖에도 「차바퀴감시조」를 만들어 놓고 있다.시외곽에서 들어오는 자동차가 정도이상 더러우면 아예 도심진입을 금지시키는 것이다.

시당국의 이같은 「강공책」은 언뜻 시민들의 강한 반발을 살것 같지만 그렇지만도 않다.이미 지난해 3월 실시한 투표에서 53%의 시민들이 자동차의 도심진입금지에 찬성했던 것이다.

시당국은 차량통행제한에 따른 시민들의 불편을 지하철과 전차로 해소한다는 방침아래 노선확대공사를 서두르고 있다.

암스테르담시당국이 이같은 극약처방을 쓰게된 것은 무엇보다 이 도시가 자동차가 없던 시대에 만들어진 고도여서 모든 길이 좁다는데 이유가 있다.

그러나 지난 60년대에 인구분산을 꾀해 시외곽에 주택단지를 개발하고 위성도시를 만든 것도 한 원인이 되고 있다.아침 출근시간대에 외곽의 차량들이 도심으로 일제히 몰려들어 체증이 극에 다다르기 때문인 것이다.

결국 아름다운 도시미관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교통난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시당국은 길을 넓히기 보다 차를 줄이는 쪽을 택한 것이다.

모든 시민들이 시의 교통정책을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특히 기업인들은 암스테르담의 산업이 마비될것이라며 아우성이다.대형상가들도 점포앞에 차를 세워놓지 못하게 하면 고객이 끊어진다고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

주차금지구역임을 알리는 팻말이나 말뚝이 부숴진 것만해도 올해에만 1만3천개나 된다.전날까지만해도 차를 세워놓을 수 있었던 사람들이 홧김에 저지른 소행인 것이다.

일부시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시당국은 현재 벌이고 있는 작업을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길을 넓히고 주차시설을 늘리는 방법으로는 날로 불어만가는 자동차수를 감당할수 없겠기 때문이다.

암스테르담의 획기적인 교통정책은 마스트리히트등 다른 대도시의 교통정책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진경호기자>
1993-02-08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