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외국공장 잇단 철수에 당혹(특파원코너)

불/외국공장 잇단 철수에 당혹(특파원코너)

박강문 기자 기자
입력 1993-02-01 00:00
수정 1993-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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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후버·독 그룬디히사 등 현지공장 페쇄/“기업주,규제·부담적은 나라 선호” 영향/“영만 예외인정” 통합조약 회의론 부상

외국 공장들이 프랑스를 떠나고 있다.

최근 디종 교외에 있는 미국 메이태그 그룹의 후버 진공청소기 공장이 문을 닫았다.이 때문에 근로자 7백명 거의가 일자리를 잃었다.이 공장이 옮겨 가는 곳이 영국이라는 데서 프랑스인들은 큰 충격을 받고 있다.

이 공장 옆에 있던 네델란드계의 필립스 공장은 지난해 여름 대폭 감원했다.필립스의 독일 자회사인 그룬디히는 로렌에 있는 공장을 철수시킨다고 며칠전 발표했다.그밖의 여러 외국기업의 공장들이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높은 교육 수준의 인력과 안정된 사회,유럽의 복판이라는 지리적 이점,전기·공업용수 등의 충분한 공급 등 유리한 입지조건에 끌려 프랑스에 들어왔던 외국 투자 공장들이 떠나는 큰 이유는 사업주에게 무거운 사회보장 부담이 주어지기 때문이다.더 정확히는 유럽적 기준을 적용되지 않는 마스트리히트조약의 허점 때문이다.

프랑스의 사회보장과 노동자권익 보호는 사회당의 집권기간에 점점 확장되어 스칸디나비아 나라들보다는 못할지 모르나 영국보다는 잘 돼 있고 이 때문에 사업주의 부담이 높아졌다.여자의 출산 휴가를 예를 들면,프랑스에서는 임금 1백%를 지급하는 18주의 휴가를 주지만 영국에서는 12주이고 2주만 90%의 임금을 지급한다.연금 기금 확보도 프랑스의 기준이 훨씬 엄격하고 사업주 부담이 크다.

미국 메이태그 그룹이 경영이 어려운 후버사의 영국 스코틀랜드 캠버슬랭 공장과 프랑스 디종 공장을 하나로 줄이기로 결정하고 프랑스내 공장을 희생시키기로 한 것은 스코틀랜드쪽이 유리하기 때문이었다.메이태그의 계산으로는 프랑스에서보다 비용이 37% 싸게 든다.

후버 디종 공장이 폐쇄되자 해고된 노동자들과 가족과 퇴직자등 1천3백여명은 메이테그 그룹의 처사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프랑스 동료 노동자들의 섭섭해하는 감정에 대해 컴버슬랭 공장의 한 노동자는 『프랑스 노동자들을 이해한다.내가 그들의 처지가 되었더라도 일자리를 지키려 안간힘을 다했을 것이다』하고 말했다.노조 관계자도 『공장을 닫거나 새로 제시된 조건을 받아들이거나 할 수밖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의 기업 생리이므로 메이태그로서야 스코틀랜드쪽에 끌릴 수밖에 없다.그러나 후버사의 철수는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닌 훨씬 복잡한 문제들을 안고 있다.유럽공동체 12개국의 경제 정치통합의 마스터 플랜인 마스트리히트 조약 체결 때 영국은 그중 몇가지 조항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조건을 고집했고 그가운데 사회보장및 노동조건 조항이 포함됐다.즉 영국은 이 부문에서 프랑스 독일 등 유럽공동체내 다른 선진국가보다는 덜 엄격한 제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후버사가 영국을 택한 것은 바로 이런 점 때문임이 명백하다.프랑스의 베레고부아 총리가 이번 후버사 철수 사태를 영국의 『사회보장의 덤핑』 탓이라고 몰아치고 마르틴 오브리 노동장관은 『통합 유럽에 대한 심대한 타격』이라고 우려했다.<파리=박강문특파원>
1993-02-0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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