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칼호 물 생수로 판매(특파원코너)

바이칼호 물 생수로 판매(특파원코너)

이기동 기자 기자
입력 1993-02-01 00:00
수정 1993-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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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이르쿠츠크연 두달전부터 시판/올 여름까지 2천만명 생산… 80% 수출/불·일 참여 타진… 미쓰이사 1천만불 출연 동의/수익금은 호수 정화·경관 개발에 투입

「시베리아의 진주」로 불리는 바이칼 호수물로 담은 생수가 우리 식탁에 오를 날도 멀지 않았다.전문기관에 의해 독특한 맛에다 위생도 만점판정을 받은 바이칼호 생수는 이르쿠츠크시내 외국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시험판매에 들어가 지난 달까지 1.5ℓ들이 3만여병을 판매했다.

바이칼생수개발을 전담하고 있는 이르쿠츠크담수연구소는 지난해 11월부터 생수를 팔기 시작,호수변에 생수공장 2곳을 건설해 관광시즌인 오는 여름까지 2천만병 판매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바이칼 생수개발은 돈벌이가 목적이 아니다.판매수익금을 바이칼호 주변 오염시설물들의 시설개선작업에 투입,지구전체 담수의 4분의1에 해당하는 인류의 젖줄과도 같은 바이칼호의 오염을 막자는 것이다.생수개발의 슬로건도 「바이칼생수 한모금을 마셔 바이칼을 지키자」는 것이다.

이르쿠츠크담수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현재 바이칼호의 최대 오염원은 앙가르스크강 하류에 위치한 화력발전소 3곳과 제지공장 2곳인데 석탄화력발전소들을 천연가스발전소로 전환시키는 것이 최우선 목표이다.이를 위해서는 호수서안 프리비아칼스크산 뒤쪽에 위치한 코미크된 천연가스유전개발이 급선무인데 생수판매 수익금을 이 개발비용의 주 자금줄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르쿠츠크일대 에너지공급회사들로 구성된 합작회사 「루시야 페트골륨」사가 천연가스유전개발에 착수하고 있는데 드릴링,파이핑,그리고 석탄화력식 시설을 가스화력으로 전환하는 비용등을 합쳐 10억∼20억 달러상당의 개발비가 소요되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이르쿠츠크지질학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제지공장·화력발전소·주변마을 오수등으로 인한 오염에도 불구,바이칼호의 오염상태는 아직 우려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이 조사보고서는 주변 화력발전소들에서 태우는 석탄이 연간 50만t에 달하는데 여기서 나오는 연료찌꺼기의 20∼30%가 바이칼호로 스며들고 있어 향후 4∼5년내에 이들오염원의 시설전환작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생수개발전망은 상당히 밝은 편이다.현재 생수는 수심 2천m에서 길어올려 정수과정을 거친 다음 병에 담겨진다.담수연구소측이 밝힌 바에 따르면 오는 2월중 프랑스의 에비앙·페리에등 유명생수회사들이 개발참여여부를 타진하기 하기 위해 이르쿠츠크를 방문할 예정이고 펩시콜라회사도 바이칼호 이용여부에 큰 관심을 나타낸것으로 알려졌다.일본의 「미쓰이」사는 러시아정부의 재정지원이 여의치 않을 경우 사업 30% 참가를 조건으로 1천만 달러 출연에 이미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은 현재 시판중인 생수병을 담수연구소측에 공급중인데 연구소측은 생수시판이 본격화될 경우 환경보존 원칙에 입각,재생불가능한 이 플라스틱병 대신 재생용기를 독일에 주문해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 본격 개발될 생수의 80%는 수출,나머지는 러시아거주 외국인을 겨냥해 국내 시판할 계획인데 가격은 국내시판용이 병당 3백루블 수출용은 병당 1.5달러 정도로 내정돼 있다.현재 이르쿠츠크호텔 주변에서 관광객들을 상대로 팔리는 것은 1.5ℓ들이 1병당 5달러로 비싼 값인데도 상당히 인기가 높다는게 담수연구소측의 주장이다.

바이칼호수는 생태계연구과학자들에 의해 인류발생의 신비를 가장 풍부하게 보존하고 있는 보고로 평가받고 있다.이곳에 서식하는 동식물의 4분의 3이 다른 곳에서는 찾아 볼수 없고 2천5백만년에 걸쳐 형성된 호수침전물은 자연사의 거의 완벽한 기록물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르쿠츠크지역 생태계위원회측은 이밖에 매년 20억병의 생수를 담아내도 바이칼호수면은 1㎜의 1백분의 1도도 줄지 않는다며 바이칼 생수로 전세계의 갈증을 해소할수 있다는 자료도 내놓고 있다.「맛좋고 깨끗한 물을 전세계에 공급하면서도 동시에 이 인류의 보고를 오염으로부터 보호하겠다는 뜻이 바이칼생수병에 담겨 있는 겄이다.<모스크바=이기동특파원>
1993-02-0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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