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국의 핵」 통제에 높은 실효성/화학무기금지협정의 영향력

「빈국의 핵」 통제에 높은 실효성/화학무기금지협정의 영향력

진경호 기자 기자
입력 1993-01-14 00:00
수정 1993-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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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Ⅱ」 이은 군축 대진전/북한 등 거부국가는 치명타

13일 전세계 1백20여개 국가가 참가한 가운데 조인된 화학무기금지협약(CWC)은 핵확산금지조약(NPT)과 더불어 군축을 위한 인류의 획기적인 성과로 평가된다.

이 협약은 특정종류의 대량파괴무기를 전면폐기하는 것으로서는 사상 첫 국제협정이 된다.특히 지난해 말의 제2단계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 Ⅱ)에 이은 대규모 군축협정이라는 점과 1백개가 넘는 국가들이 참여하는 범세계적 협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화학무기는 핵무기와 더불어 가장 파괴적인 대량살상무기로 인간에게 잔혹한 피해를 안긴다는 점에서 비인도적 무기로 간주돼 왔다.

생산비용이 낮고 제조가 비교적 쉬워 「빈국의 핵무기」로 불려 온 화학무기는 제3세계 국가들까지 보유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사실상 핵보다도 인류에게 더큰 잠재적 위협이 돼왔었다.

이 협약은 북한을 비롯해 전쟁때 화학무기를 사용한 바 있는 이라크및 화학무기 보유국으로 추정되는 일부 아랍국들에 대한 견제를 우선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특히 이 협약에 참여하지 않고있는 북한등에 대해 큰 압력수단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9월 유엔군축위원회에서 최종합의된 이 화학무기금지협약은 발효후 10년안에 화학무기와 그 생산시설을 모두 폐기하고 필요할 경우 가입국은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유엔의 사찰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 협약에 따라 앞으로 특정국이 화학무기를 비축 또는 생산하고 있다는 의문을 어느 한나라라도 제기하면 조약 사무국은 즉각 사찰작업에 들어가게 된다.사찰단은 의심이 가는 시설주변에 48시간안에 차단선을 설치해 화학무기재료를 대상국가가 빼돌릴 수 없도록 하는 한편,5일안에 사찰을 끝내야 한다.

만일 해당국가가 사찰을 거부하면 즉각 화학무기 관련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돼 국제적 제재조치를 받게된다.이 강제사찰조항이 협약의 실효성을 한층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65개국 이상의 비준을 거쳐 오는 95년 1월 발효되는 이 협약에는 화학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스라엘 베트남 인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이란 에티오피아프랑스 이집트 미얀마등도 참여할 뜻을 이미 천명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화학무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과 이스라엘의 핵무장을 두려워하고 있는 아랍권의 20여개 국가들이 비준을 거부하고 있어 당장 큰 성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다만 장기적으로 이들 국가가 협약가입을 계속 거부할 경우 무기제조는 물론 산업발전에 필요한 기타화학물질에 대해서도 금수조치등의 국제적 압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여 화학무기 억지효과는 충분히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진경호기자>
1993-01-1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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