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표도안 원인재씨(이런자리 저런일)

우표도안 원인재씨(이런자리 저런일)

김규환 기자 기자
입력 1992-12-31 00:00
수정 1992-12-31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우표마다 자신의 혼 불어넣어/좁은 공간에 모든것 함축 표현/한장 제작에 6개월 소요… 고난도 예술작업

우표한장은 그나라의 문화나 예술수준을 알려주기도 하고 인쇄술등에서 경제의 간접척도가 되기도한다.

아름다운 우표는 보석 못잖은 값으로 수집가들에게 팔려 우표가 중요 수출품목이 되는 나라도 있다.

1884년11월 14일 한국최초의 우표 문위보통이 발행된 이후 지금까지 1천7백여종의「대한민국 우표」를 만들어온 체신부 우정국 우표과 산하의 우표도안실.

체신부청사 13층.12평 남짓한 방에서 7명의 우표디자이너가 각자 책상머리에 스탠드에 불을 켜놓고 작업하는 모습이 설계사무소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우표는 그나라의 이미지를 전해주는 예술입니다.그러나 이곳이 행정부서 소속이라 최종적인 우표가 나오기까지 여러 결정단계를 거치게되고 이과정에서 예술성이 퇴색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홍대 미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하고 4년8개월째 우표도안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원인재씨(29)는 겪는 고충을 털어놓는다.디자이너들은 별정직신분으로 일한다.

우표도안실에서 한해 도안하는 우표는 35∼40종.하나의 우표가 나오기까지는 5∼6개월이 걸린다.

신년초가 되면 심의위원·우표관련 부서장·도안실장등이 모여 연간 발행종수및 소재등의 윤곽을 잡는다.

결과를 놓고 도안실과 관련부서장의 협의를 통해 최종심의과정을 거치면서 자료수집및 도안에 들어간다.

이어 도안된 우표에 색깔사용등 전문적인 손질을 거친후 조폐공사로 보내진다.조폐공사에서는 도안대로 우표를 인쇄,견본을 만들어 디자이너와 상의한후 최종 인쇄에 들어가는데 보통 발행되기 4개월전이다.

원씨가 20여종의 우표를 도안해오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헌법재판소 창립1주년기념우표」를 도안 할때.

『2가지를 도안해 재판소의 의견을 묻기 위해 찾아갔을 때 장관급의 한 법관이 도안자의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이리저리 의견을 취합하는 모습을 보고 우리에게도 더많은 재량권이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이었다』고 한다.

2.3×1.9㎝의 좁디좁은 공간에 모든 것을 표현하는 우표도안은 어떤 예술작업보다 어렵다.특히사물을 간결하게 상징화하는 것은 물론 기교도 필요하고 섬세해야 하기 때문이다.

『새해에는 22종의 우표가 발행될 예정이지요.예술의전당 전관 개관우표및 2월24일에는 제14대 대통령취임 기념우표등이 나오지요.이제까지 수작업적인 면에 치중했었다면 앞으로는 컴퓨터 그래픽등을 이용한 도안등도 점차 늘려갈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원씨는 전문가의 창의성이 존중되면서도 보다 많은 사랑을 받는 아름다운 우표를 만들겠다며 새해를 기약한다.<김규환기자>
1992-12-31 1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