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회의 계속> 지난회에 언급했듯이 삼성생명이 교육보험에 가입돼 있는 계약자 20만9천여명을 조사했던바 피보험자(자녀) 가운데 가장 많은 고유어 이름은 남녀 모두 「슬기」였다.흥미로운 것은 한자식 이름의 경우도 가장 많았던 것이 남자는 「지훈」이고 여자는 「지혜」였다는 점이다.여자 이름인 「지혜」는 바로 「슬기」이고 남자 이름 「지훈」의 「지」도 「지」자가 많을 것을 감안한다면 그 또한 「슬기」와 통한다.자녀가 슬기롭기를 바라는 우리나라 사람들 마음이 이름 위에 어린다.
「지혜」「지훈」을 두고 한번 더 생각해 보자.「지혜」에서는 「슬기」라는 뜻을 느낀다 하겠지만 「지훈」에서는 무슨 뜻을 느낀다고 할 것인가.「지훈」을 표기하는 한자로는 여러가지가 있겠다.「지훈·지훈·지훈·지훈·지훈·지훈·지훈…」등등.그렇게 한자로 적어 놓는다면야 물론 뜻이 느껴진다.하지만 「지훈」으로 되면 그저 두 음절의 「소리」일 뿐이다.그러니까 한자를 의식하면서 한자로 지은 이름을 한자로 쓰지 않을 때는 그 이름의 의미가 많이퇴색하고 만다.
그렇건만 시대의 흐름이 어느 쪽인가.「지훈」이라 쓰는 쪽으로 흘러 한자로는 제 이름을 바로 못쓰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이 현실이다.그래서 한자로 썼을 때는 음은 같을망정 글자만은 달라 동명이인이 안되었던 경우까지도 한글로 쓰면서는 완전한 동명이인이 되어버린다.「인명 전화번호부(서울)」(88년 3월1일현재)에 의할 때 「김영자」가 2천5백43명이지만 이 경우도 한자로 표기했다면 여러가지로 갈라졌을 것이다.
이런저런 까닭으로 해서 고유어로의 이름짓기는 늘어난다.또 생각하자면 이야말로 가장 한국적인 특징을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중국인이나 일본인과 확연히 구별되는 이름이기 때문이다.그렇기는 하지만 삼성생명의 조사결과에 나타난 바와 같이 어느 특정단어로 쏠리게 될때 한자 이름에서와 같은 동명이인의 불편을 겪게 될 것이 뻔하다.「슬기·아름·아람·보라…」등은 이미 상당히 많은 동명이인을 갖게 되었다는 앞서의 조사결과가 아닌가.
그런 점에서도 셋 이상 음절의 이름으로 지어 나가야 할 필요성은 높아진다.이와 관련하여 생각되는 것이 한 고등학교 국어교사가 딸 넷을 낳은 다음 지었다는 아들 이름.「밝 차고나온노미새미나」였다(배우리 지음 「고운이름 한글이름」).『복을 차고(달고)나온 아들(노미)이니 주위에서 샘을 낸다』는 뜻이라고 한다.장난기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귀한 노미」를 두고 장난기 섞을 어버이가 어디 있겠는가.열 음절을 다 부를 수야 없겠고,위의 두음절을 따서 「차고」라 하든지 끝의 세 음절을 따 「새미나」라 부르면 될 것이다.
이거야 특수한 경우이다.그러나 세 음절 정도는 듣기도 좋을 듯싶다.「슬기」의 경우도 위에 「봄」「한」따위를 붙여 「봄슬기」「한슬기」하는 식의 이름.집안의 항렬을 살려 쓸 수도 있겠다.<서울신문 논설위원>
「지혜」「지훈」을 두고 한번 더 생각해 보자.「지혜」에서는 「슬기」라는 뜻을 느낀다 하겠지만 「지훈」에서는 무슨 뜻을 느낀다고 할 것인가.「지훈」을 표기하는 한자로는 여러가지가 있겠다.「지훈·지훈·지훈·지훈·지훈·지훈·지훈…」등등.그렇게 한자로 적어 놓는다면야 물론 뜻이 느껴진다.하지만 「지훈」으로 되면 그저 두 음절의 「소리」일 뿐이다.그러니까 한자를 의식하면서 한자로 지은 이름을 한자로 쓰지 않을 때는 그 이름의 의미가 많이퇴색하고 만다.
그렇건만 시대의 흐름이 어느 쪽인가.「지훈」이라 쓰는 쪽으로 흘러 한자로는 제 이름을 바로 못쓰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이 현실이다.그래서 한자로 썼을 때는 음은 같을망정 글자만은 달라 동명이인이 안되었던 경우까지도 한글로 쓰면서는 완전한 동명이인이 되어버린다.「인명 전화번호부(서울)」(88년 3월1일현재)에 의할 때 「김영자」가 2천5백43명이지만 이 경우도 한자로 표기했다면 여러가지로 갈라졌을 것이다.
이런저런 까닭으로 해서 고유어로의 이름짓기는 늘어난다.또 생각하자면 이야말로 가장 한국적인 특징을 살리는 길이기도 하다.중국인이나 일본인과 확연히 구별되는 이름이기 때문이다.그렇기는 하지만 삼성생명의 조사결과에 나타난 바와 같이 어느 특정단어로 쏠리게 될때 한자 이름에서와 같은 동명이인의 불편을 겪게 될 것이 뻔하다.「슬기·아름·아람·보라…」등은 이미 상당히 많은 동명이인을 갖게 되었다는 앞서의 조사결과가 아닌가.
그런 점에서도 셋 이상 음절의 이름으로 지어 나가야 할 필요성은 높아진다.이와 관련하여 생각되는 것이 한 고등학교 국어교사가 딸 넷을 낳은 다음 지었다는 아들 이름.「밝 차고나온노미새미나」였다(배우리 지음 「고운이름 한글이름」).『복을 차고(달고)나온 아들(노미)이니 주위에서 샘을 낸다』는 뜻이라고 한다.장난기가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귀한 노미」를 두고 장난기 섞을 어버이가 어디 있겠는가.열 음절을 다 부를 수야 없겠고,위의 두음절을 따서 「차고」라 하든지 끝의 세 음절을 따 「새미나」라 부르면 될 것이다.
이거야 특수한 경우이다.그러나 세 음절 정도는 듣기도 좋을 듯싶다.「슬기」의 경우도 위에 「봄」「한」따위를 붙여 「봄슬기」「한슬기」하는 식의 이름.집안의 항렬을 살려 쓸 수도 있겠다.<서울신문 논설위원>
1992-12-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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