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은 싫다”… 외교관직 기피 확산/젊은 엘리트,대우 좋은 기업체 선호/기존관리 주재국서 새 일자리 찾기
러시아외무부가 심각한 인재난에 허덕이고 있다.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모여들지 않는데다 기존 외교관들마저 수입이 좋은 새 일자리를 찾아 계속 떠나기 때문이다.
외교관 후보자들을 집중적으로 배출하는 모스크바 국제관계대학의 졸업자들은 최근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외국합작기업체나 은행·대기업들에서 유치경쟁이 치열,입도선매할 정도인데 졸업생 대부분이 이곳으로 빠져나간다.이런 곳에 취직하면 월급이 최소 1천달러는 보장되는데 비해 외무부 초봉은 3천루블(약8달러)이니 비교가 되지 않는다.
경제적 이유로 외교관직을 기피하기는 기존 외교관들도 마찬가지이다.「모스크바 타임스」지 보도에 따르면 최근 주워싱턴 러시아대사관에서도 부대사를 포함,고참외교관 수명이 새일자리를 찾아 떠났다.세르게이 체트메리코프부대사가 이직후 미국법률회사에 취직했고 당중앙위 서기국 출신의 고참외교관 레오니드 도브로코토프는 미대학강단에 서기위해 역시 사표를 낸 것으로 보도됐다.그외 보리스 파블로프 주칠레대사는 미대학교수로 가기위해 본국허가도 없이 대사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 타임스지 보도에 의하면 주워싱턴 러시아대사관 참사관의 경우 월체재비가 1천1백달러로 워싱턴 생활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이다.그나마 워싱턴은 좀 나은 편이고 여타지역은 같은 참사관의 경우 월 2백달러에 불과하다.서방외교관들이 해외근무기간 동안 비교적 큰 돈을 저축할 수 있는 반면 러시아외교관들의 경우는 저축은 커녕 당장 먹고살기가 어려울 정도인 셈이다.그래서 기회만 닿으면 주재국에서 새일자리를 구하려고 혈안이 돼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정부의 해외대사관 운영예산은 소련시절보다 더 줄었다.그래서 출장비는 고사하고 공관 임대료·직원 아파트 임대료도 제대로 못내는 곳이 많다고 한다.정확한 자료는 구하기 힘들지만 주재국에서 사정을 안봐주면 당장 거리로 쫓겨날 공관도 여러 곳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곳곳에서 비리도 생겨난다.예를들어 외무부 영사과의 출국비자담당직원들이 별도 비자발급 소개회사를 차려 돈을 챙기다 적발돼 물의를 빚기도 했다.담당직원들이 별도 회사를 차려놓고 있으니 일반시민들이 아무리 비자발급신청을 해봐야 비자가 나올리 만무한 것이다.물론 서류신청조차 제대로 받아주지 않는다고 한다.그러면서 창구직원들이 이 소개회사를 찾아가 보라고 힌트를 주는데 그곳을 찾아가면 단 몇시간이면 출국비자를 받을 수 있지만 그 비용은 엄청나다.최근 이같은 일을 직접 당한 「자유러시아당」의 한 간부가 코지레프외무장관 앞으로 편지를 쓴 것이 언론에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그는 이 편지에서 「영사과와 같은 비리가 외무부 다른 부서에는 없는가.혹시 신임대사에게 신임장을 발급해주는 소개회사는 없는가.쿠릴열도반환을 담당하는 소개회사는 운영하고 있지 않는가」라고 공박했다.
러시아외무부는 이런 문제 말고도 여러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새로 출범한 러시아의 국익이 어디 있는지 정치·외교적 업무의 우선순위가 정해지지 않았다는비난도 많이 받고 있다.하지만 설사 외교정책방향이 뚜렷이 정해진다 하더라도 이를 구시대 노멘클라투라출신 외교관들에게 맡겨서는 제대로 일이 될수가 없다.그런데 소신·융통성·전문성을 갖춘 젊은 인재들이 외교관직을 기피하고 있으니 문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물론 러시아 외교관,외교관 후보들이 다 돈만 쫓는 것은 아니고 성실하게 국익을 위해 헌신하는 부류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하지만 외교관 충원문제가 러시아 외무부의 당면과제중 하나로 등장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모스크바=이기동특파원>
러시아외무부가 심각한 인재난에 허덕이고 있다.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모여들지 않는데다 기존 외교관들마저 수입이 좋은 새 일자리를 찾아 계속 떠나기 때문이다.
외교관 후보자들을 집중적으로 배출하는 모스크바 국제관계대학의 졸업자들은 최근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외국합작기업체나 은행·대기업들에서 유치경쟁이 치열,입도선매할 정도인데 졸업생 대부분이 이곳으로 빠져나간다.이런 곳에 취직하면 월급이 최소 1천달러는 보장되는데 비해 외무부 초봉은 3천루블(약8달러)이니 비교가 되지 않는다.
경제적 이유로 외교관직을 기피하기는 기존 외교관들도 마찬가지이다.「모스크바 타임스」지 보도에 따르면 최근 주워싱턴 러시아대사관에서도 부대사를 포함,고참외교관 수명이 새일자리를 찾아 떠났다.세르게이 체트메리코프부대사가 이직후 미국법률회사에 취직했고 당중앙위 서기국 출신의 고참외교관 레오니드 도브로코토프는 미대학강단에 서기위해 역시 사표를 낸 것으로 보도됐다.그외 보리스 파블로프 주칠레대사는 미대학교수로 가기위해 본국허가도 없이 대사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 타임스지 보도에 의하면 주워싱턴 러시아대사관 참사관의 경우 월체재비가 1천1백달러로 워싱턴 생활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액수이다.그나마 워싱턴은 좀 나은 편이고 여타지역은 같은 참사관의 경우 월 2백달러에 불과하다.서방외교관들이 해외근무기간 동안 비교적 큰 돈을 저축할 수 있는 반면 러시아외교관들의 경우는 저축은 커녕 당장 먹고살기가 어려울 정도인 셈이다.그래서 기회만 닿으면 주재국에서 새일자리를 구하려고 혈안이 돼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정부의 해외대사관 운영예산은 소련시절보다 더 줄었다.그래서 출장비는 고사하고 공관 임대료·직원 아파트 임대료도 제대로 못내는 곳이 많다고 한다.정확한 자료는 구하기 힘들지만 주재국에서 사정을 안봐주면 당장 거리로 쫓겨날 공관도 여러 곳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곳곳에서 비리도 생겨난다.예를들어 외무부 영사과의 출국비자담당직원들이 별도 비자발급 소개회사를 차려 돈을 챙기다 적발돼 물의를 빚기도 했다.담당직원들이 별도 회사를 차려놓고 있으니 일반시민들이 아무리 비자발급신청을 해봐야 비자가 나올리 만무한 것이다.물론 서류신청조차 제대로 받아주지 않는다고 한다.그러면서 창구직원들이 이 소개회사를 찾아가 보라고 힌트를 주는데 그곳을 찾아가면 단 몇시간이면 출국비자를 받을 수 있지만 그 비용은 엄청나다.최근 이같은 일을 직접 당한 「자유러시아당」의 한 간부가 코지레프외무장관 앞으로 편지를 쓴 것이 언론에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그는 이 편지에서 「영사과와 같은 비리가 외무부 다른 부서에는 없는가.혹시 신임대사에게 신임장을 발급해주는 소개회사는 없는가.쿠릴열도반환을 담당하는 소개회사는 운영하고 있지 않는가」라고 공박했다.
러시아외무부는 이런 문제 말고도 여러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새로 출범한 러시아의 국익이 어디 있는지 정치·외교적 업무의 우선순위가 정해지지 않았다는비난도 많이 받고 있다.하지만 설사 외교정책방향이 뚜렷이 정해진다 하더라도 이를 구시대 노멘클라투라출신 외교관들에게 맡겨서는 제대로 일이 될수가 없다.그런데 소신·융통성·전문성을 갖춘 젊은 인재들이 외교관직을 기피하고 있으니 문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물론 러시아 외교관,외교관 후보들이 다 돈만 쫓는 것은 아니고 성실하게 국익을 위해 헌신하는 부류들도 많이 있을 것이다.하지만 외교관 충원문제가 러시아 외무부의 당면과제중 하나로 등장한 것은 사실인 것 같다.<모스크바=이기동특파원>
1992-12-2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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