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의 명기』라느니 『장안의 화제를 독차지한다』 따위 말이 쓰여온다.그런대로 들어넘기자고 들면 넘길 수도 있겠지만 생각하면 자존심 상한다.전한이래 중국에서 가끔씩 수도로 삼았던 곳을 가리키면서 「서울」이란 말에 갈음하여 쓰고 있기 때문이다.◆『낙양의 지가를 올린다』고 할 때의 낙양도 후한·서진 등이 도읍지로 삼았던 「서울」.진나라 좌사의 「삼도부」가 유명해지자 그를 베끼려는 사람이 불어나면서 서울인 낙양의 종이값이 뛰어올랐다.여기 유래하여 오늘날에도 어떤 책이 많이 팔릴 때 쓰이고 있다.또 이 경우는 앞서의 「장안」과는 달리 고사라도 갖는 것이기에 써서 크게 잘못되었달 것은 없겠다.◆다산 정약용의 「아언각비」맨첫머리에 나오는 글이 바로 「장안·낙양」.『장안·낙양은 중국 두 서울의 이름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를 취하여 서울의 일반적인 이름으로 삼아 시문을 쓸 때나 편지를 쓸 때에도 의심하지 않고 써온다』면서 나무란다.그는 다시 덧붙인다.『서울로 오는 것을 「여락」,서울로 돌아가는 것을 「귀락」,서울의 벗을 「낙하친붕」이라 하는데 고찰 않고 쓰는 잘못이다』◆우리는 그렇게 우리의 서울을 모화냄새 피우며 써오기도 하는 동안 중국 사람들은 우리 서울을 줄곧 「한성」이라 써온다.백제의 도읍 이름이기도 하지만 조선조로 와서의 한성부나 한양성에 유래한다고 할것이다.한강과 관계되는 이름이라고도 말하여지고 있고.그런터에 한성은 근본적으로 「한나라의 성」을 뜻하는 사대주의 발상의 이름이라는 지적이 나왔다.그렇다면 한성 또한 장안·낙양과 같은 맥락이었던가.좀 엉뚱한 지적같아 보인다.◆아무튼 한중수교를 계기로 서울의 중국어 표기가 바뀌게 된다.「수오이」로.「서울」과 가까운 음이면서 글자 뜻까지 좋다.무엇보다도 「서울」을 음사하는 현지음주의가 마음에 드는 대목.대만쪽에서도 따라 줬으면 싶은데 어떤지.
1992-09-25 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