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 페로 도중하차 속사정

거부 페로 도중하차 속사정

이경형 기자 기자
입력 1992-07-18 00:00
수정 1992-07-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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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의 수완으론 「양당벽」 넘기 역불급”/민주당 예상밖 부상으로 정치적 게산 빗나가/“승산없는 싸움 계속땐 손해만” 장사꾼다운 포기

페로의 갑작스런 사퇴선언은 올 가을 미국의 대통령선거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되리라는 점에서 뿐만 아니라 본인 이외에 아무도 사퇴의사를 모르고 있었다는 점에서도 또다른 화제가 되고 있다.

그의 선거참모장인 에드워드 J 롤링스가 15일 페로와의 결별을 선언하면서도 그의 진퇴분위기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이 없었던 점으로 미루어서도 이번의 사퇴결정은 그의 출마 결정 때와 마찬가지로 페로자신이 결정하고 스스로 발표해 버렸다.그의 독단적인 성격이 이번 진퇴문제에서도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페로는 이날 사퇴회견에서 사퇴이유로 「민주당이 새로운 활력을 얻었음」을 들었다.그동안 나약하게만 보였던 민주당이 지난 13일부터 16일까지 뉴욕에서 열린 전당대회를 계기로 단합되고 개혁의지를 분명히 보였기 때문에 그에게 승산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의 계산으로는 인기없는 부시와 나약한클린턴을 누르고 자신이 본선에서 선거인단의 과반수를 확보해야 하는데 민주당의 부상으로 그의 계산이 무산됐다.이렇게 되면 본선에서 누구도 과반 득표를 못해 대통령 선출권이 하원으로 넘어가게 되고 민주당이 우세한 하원에 가면 민주당후보가 당선될게 뻔한 일이므로 승산없는 싸움은 포기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이 돼도 대의회 관계에 어려움이 많아 미국의 장래에 적지않은 혼란의 요인이 될 것임을 우려했다.이 문제는 페로가 처음 등장했을때부터 정계 학계에서 논란이 됐던 부분이다.

이런 저런 구설에도 불구하고 그의 돌연한 사퇴는 「승산이 없는 싸움은 빨리 그만 둘수록 좋다」는 승부에 능한 기성인 다운 결단의 결과로 보인다.사실 최근의 각종 여론조사는 초반의 「돌풍」과는 달리 인기의 급락을 예고하고 있었다.

초기의 신선감과는 달리 그의 행적이 하나 하나 드러나면서 어두운 구석들이 부각됐고 페로의 가장 큰 피해자가 될 것으로 보였던 부시의 공화당측이 대페로공세를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져 버틸수록 어려운상황임은 명료했다.

역사적으로도 제3후보가 초반에 강세를 보이다가 종반에 시들고 마는 것은 미국 정치의 뿌리가 기본적으로 양당제에 있기 때문이다.미국 역사에는 재직시 대단한 인기를 누렸던 대통령이 제3당을 만들어 재도전했다가 참패한 기록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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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참모들과의 끊임없는 불화도 그의 사퇴를 재촉했을 것으로 보인다.<뉴욕=이경형특파원>
1992-07-1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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