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영업망 총동원 신뢰도 “최고”/두산/페놀사건때 여론정확히 분석/경쟁사간 역정보·악성루머 흘리기도
개방화 국제화와 경제규모의 확대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들의 정보전도 뜨거워지고 있다.이제 정보는 곧 「돈」이라는 차원을 넘어서 정보는 기업의 사활과 직결되고 있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
이에따라 대부분의 그룹이나 기업에서는 기획실·비서실 내에 정보전담직원을 두고 국내외기업및 경쟁사들의 경영진 움직임은 물론 경제관련부처의 정책방향등 경영정보와 청와대 국회 법조계 군의 동정및 인사등 정치정보도 수집·분석하고 있다.또 전국에 깔린 지사·영업망을 이용하거나 전직원까지 동원해 필요한 정보를 모으고 있다.
그룹 기업의 정보력은 오너가 얼마나 관심을 갖고있느냐에 따라 크게 차별이 난다.또한 자동차·가전·유흥분야 등 경쟁이 치열하고 소비재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일수록 정보의 중요성이 크게 인식되고 있는 편이다.
○자체시스템 보유
정보라고 하면 곧 삼성그룹을 생각할 정도로 삼성의 정보망은 탁월하고 정확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삼성그룹은 그룹차원에서는 비서실내 경영관리팀이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있다.그룹 직원들은 각자가 보고 들은 정보들을 「토픽스」라는 그룹정보시스템에 입력,필요한 사람은 모두가 공유하고 있다.삼성그룹내에서도 특히 정보력이 우수한 곳은 삼성물산이다.삼성물산은 70여개의 해외지사를 통해 현지의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출세할 가능성이 있는 군·공무원들을 미리 점찍어 평소에 「관계」를 돈독히 해 막강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과 코오롱그룹도 80년대 중반부터 전산정보시스템을 가동,정보능력이 강하다는 평을 받고있다.
두산그룹은 「봉화시스템」이라는 전산정보체제를 구축,계열사 직원과 전국의 영업망을 통해 각종 정보와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들을 하루에 2천건정도 모으고 있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4월 페놀사건으로 그룹최대의 위기를 맞은뒤 국민들의 여론을 파악하기 위해 봉화시스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박용곤회장이 물러나고 정수창회장을 맞아들임으로써 이 사건을 수습한 것도 이 시스템을 통해 악화된 국민여론이 회장 사퇴로만 수습될 수 있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었다는 후문이다.
코오롱그룹은 「키킨스」라는 정보시스템을 이용,직원들이 수립한 정보를 취합하고 있다.
직원들은 과단위로 할당된 월정보량을 보고하고 과별로 실적이 좋은 부서에 대한 시상도 하고 있다.계열사중 코오롱상사의 정보력이 우수하다는 평이며 특히 북방관련정보에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 상대적 낙후
이밖에 럭키김성 대우 선경 한일 기아등도 비교적 정보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반면 현대그룹은 상대적으로 정보력이 뒤진다는 평이다.오너가 정보를 별로 중요하게 느끼지 않는데다 중공업과 건설을 중심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세밀하고 섬세한 정보활동보다는 정부의 정책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기 때문이다.
정보의 중요성은 국제그룹의 양정모 전회장이 5공국회청문회에서 『국제그룹의 해체사실을 가장 늦게 알았던 것이 국제그룹 관계자들이었던 것같다』고 후회했던데서도 잘 알 수 있다.
국제그룹의 해체직전 다른 모그룹도 해체계획이 확정되어 청와대에 보고까지 됐으나 이 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그룹회장이 계열사를 처분하고 부동산을 매각하는 한편,정부에 강력한 로비활동도 펼쳐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재계의 공공연한 비밀로 돼 있다.
개별사의 정보만으로는 아무래도 안심할 수 없어 현대·삼성등 7개 종합상사와 주요 증권사들은 정보관계자들이 수시로 만나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또한 같은 업종일 경우에는 경쟁이 치열한 관계로 정보를 주고받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른 업종의 정보관계자들이 정보를 교환하기도 한다.
정보가 곧 돈으로 통하는 증권계의 정보력은 아주 돋보이는 편이다.증권계에는 증권사의 정보관계자들 외에도 기업의 정보관계자,안기부 치안본부 보안사 검찰 국세청등 정부의 정보관계자들,정보에 밝은 일부 큰손들까지 가세해 일종의 정보시장을 이루고 있다.
○큰손들 주정보원
현대그룹에 대한 세무조사가 지난해 10월 공식 발표되기전인 지난해 7월 이미 증권가에는 세무조사설이 흘러나왔으며 언론들이 추징세액이 2백억∼3백억원이라는 보도를 하고 있을때 증권사들은 추징액이 1천억원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기업들끼리 역정보를 흘리기도 하고 다른 기업에 타격을 주는 악성루머(정보관계자들은 이런 루머를 「냄새가 난다」고 표현함)를 퍼뜨리기도 한다.증권가에는 어느 기업의 자금난,모그룹 회장의 여성스캔들,모자동차 및 가전제품의 품질이 엉망이라는 등의 악성루머가 꼬리를 물고 있다.<곽태헌기자>
개방화 국제화와 경제규모의 확대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들의 정보전도 뜨거워지고 있다.이제 정보는 곧 「돈」이라는 차원을 넘어서 정보는 기업의 사활과 직결되고 있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
이에따라 대부분의 그룹이나 기업에서는 기획실·비서실 내에 정보전담직원을 두고 국내외기업및 경쟁사들의 경영진 움직임은 물론 경제관련부처의 정책방향등 경영정보와 청와대 국회 법조계 군의 동정및 인사등 정치정보도 수집·분석하고 있다.또 전국에 깔린 지사·영업망을 이용하거나 전직원까지 동원해 필요한 정보를 모으고 있다.
그룹 기업의 정보력은 오너가 얼마나 관심을 갖고있느냐에 따라 크게 차별이 난다.또한 자동차·가전·유흥분야 등 경쟁이 치열하고 소비재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일수록 정보의 중요성이 크게 인식되고 있는 편이다.
○자체시스템 보유
정보라고 하면 곧 삼성그룹을 생각할 정도로 삼성의 정보망은 탁월하고 정확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삼성그룹은 그룹차원에서는 비서실내 경영관리팀이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있다.그룹 직원들은 각자가 보고 들은 정보들을 「토픽스」라는 그룹정보시스템에 입력,필요한 사람은 모두가 공유하고 있다.삼성그룹내에서도 특히 정보력이 우수한 곳은 삼성물산이다.삼성물산은 70여개의 해외지사를 통해 현지의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출세할 가능성이 있는 군·공무원들을 미리 점찍어 평소에 「관계」를 돈독히 해 막강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과 코오롱그룹도 80년대 중반부터 전산정보시스템을 가동,정보능력이 강하다는 평을 받고있다.
두산그룹은 「봉화시스템」이라는 전산정보체제를 구축,계열사 직원과 전국의 영업망을 통해 각종 정보와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들을 하루에 2천건정도 모으고 있다.
두산그룹은 지난해 4월 페놀사건으로 그룹최대의 위기를 맞은뒤 국민들의 여론을 파악하기 위해 봉화시스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박용곤회장이 물러나고 정수창회장을 맞아들임으로써 이 사건을 수습한 것도 이 시스템을 통해 악화된 국민여론이 회장 사퇴로만 수습될 수 있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었다는 후문이다.
코오롱그룹은 「키킨스」라는 정보시스템을 이용,직원들이 수립한 정보를 취합하고 있다.
직원들은 과단위로 할당된 월정보량을 보고하고 과별로 실적이 좋은 부서에 대한 시상도 하고 있다.계열사중 코오롱상사의 정보력이 우수하다는 평이며 특히 북방관련정보에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 상대적 낙후
이밖에 럭키김성 대우 선경 한일 기아등도 비교적 정보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반면 현대그룹은 상대적으로 정보력이 뒤진다는 평이다.오너가 정보를 별로 중요하게 느끼지 않는데다 중공업과 건설을 중심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세밀하고 섬세한 정보활동보다는 정부의 정책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기 때문이다.
정보의 중요성은 국제그룹의 양정모 전회장이 5공국회청문회에서 『국제그룹의 해체사실을 가장 늦게 알았던 것이 국제그룹 관계자들이었던 것같다』고 후회했던데서도 잘 알 수 있다.
국제그룹의 해체직전 다른 모그룹도 해체계획이 확정되어 청와대에 보고까지 됐으나 이 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그룹회장이 계열사를 처분하고 부동산을 매각하는 한편,정부에 강력한 로비활동도 펼쳐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재계의 공공연한 비밀로 돼 있다.
개별사의 정보만으로는 아무래도 안심할 수 없어 현대·삼성등 7개 종합상사와 주요 증권사들은 정보관계자들이 수시로 만나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또한 같은 업종일 경우에는 경쟁이 치열한 관계로 정보를 주고받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른 업종의 정보관계자들이 정보를 교환하기도 한다.
정보가 곧 돈으로 통하는 증권계의 정보력은 아주 돋보이는 편이다.증권계에는 증권사의 정보관계자들 외에도 기업의 정보관계자,안기부 치안본부 보안사 검찰 국세청등 정부의 정보관계자들,정보에 밝은 일부 큰손들까지 가세해 일종의 정보시장을 이루고 있다.
○큰손들 주정보원
현대그룹에 대한 세무조사가 지난해 10월 공식 발표되기전인 지난해 7월 이미 증권가에는 세무조사설이 흘러나왔으며 언론들이 추징세액이 2백억∼3백억원이라는 보도를 하고 있을때 증권사들은 추징액이 1천억원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 보니 기업들끼리 역정보를 흘리기도 하고 다른 기업에 타격을 주는 악성루머(정보관계자들은 이런 루머를 「냄새가 난다」고 표현함)를 퍼뜨리기도 한다.증권가에는 어느 기업의 자금난,모그룹 회장의 여성스캔들,모자동차 및 가전제품의 품질이 엉망이라는 등의 악성루머가 꼬리를 물고 있다.<곽태헌기자>
1992-06-2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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