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이미지」 채색하려다 망발/정주영대표 「공산당허용」발언의 안팎

「진보이미지」 채색하려다 망발/정주영대표 「공산당허용」발언의 안팎

윤승모 기자 기자
입력 1992-06-09 00:00
수정 1992-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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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공당과 비유… 우리현실 무시한 「악수」/파문 확산되자 뒤늦게 발언 취소 소동

국민당의 정주영대표는 8일 상오 주간「시사저널」 주최로 열린 비공개 패널토론회에 참석,국가보안법및 양심수문제등에 대해 패널리스트들과 토론을 벌이는 가운데 문제의 「공산당결성허용」발언을 했다.

정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국가전복방지나 치안유지는 경찰관계법등으로도 가능하므로 국가보안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패널리스트들로부터 『그렇다면 공산당결성도 허용돼야 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개인이 공산당사상을 갖거나 당을 결성하는 것은 막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뒤 『다만 공산사상을 가진 자가 제3자나 사회에 구체적 해악을 끼칠 경우에는 규제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대표는 일본공산당의 예를 들면서 『일본에는 공산당이 존재하지만 시장경제나 자유주의체제 유지에 무리가 없지않느냐』고 반문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박권상씨(언론인)김광웅(서울대)강철규교수(서울시립대)등이 패널리스트로 참가했고 국민당측에선 윤영탁정책의장 조순환대변인 등이 배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됐으나 조대변인은 토론회직후 당사로 돌아와 정대표의 이같은 발언내용을 소상히 전하며 「공개」를 자청.

정대표의 공산당관련발언에 대해 「뜻밖」이라면서도 『사상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는 원칙을 말한 것 아니냐』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던 국민당당직자들은 「외부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뒤늦게 수습을 위해 나서기 시작했다.

이날 상오 10시30분부터 시작된 국민당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던 정대표는 이같은 타당의 반응을 보고받자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듯 곧 구수회의를 거쳐 해명방안 마련에 골몰했다.

이어 정대표는 의원총회가 끝난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적 기본질서에 어긋나지 않는 결사와 사상의 자유는 허용돼야 한다는 의미일뿐』이라고 발언의 진의를 설명했다.정대표는 기자들의 여러질문에 대해 똑같은 해명을 10여차례 이상 되풀이하며 『공산주의가 사유재산을 부정하는 것은 우리 헌법에 위배되는 것』 『그들은 전제주의를 민주주의라고 한다』고 덧붙임으로써「공산당 허용」발언을 사실상 번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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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정대표가 이날 자신의 발언을 취소하고 해명에 급급한 것은 대선을 앞두고 재벌당 이미지와 보수성향을 불식시키고 「진보적」인 면모도 있음을 선전하려다 저지른 잘못이며 근본적으로는 세력확대에 급급한 나머지 발언의 경중을 가리지 않는 국민당 특유의 정치적 미숙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주위의 지적이다.<윤승모기자>
1992-06-0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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