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자 석간신문에 발표된 민주당 전국구 후보명단.10번이 비어 있었다.인재 찾기가 어려워서 였던가.그건 아니다.전재 찾기의 갈팡질팡 때문이었음이 나중에 밝혀진다.◆어떤이가 내정돼 있었다.그런데 그는 「자릿값」을 못낸다.처음에는 돈을 내겠다 해서 내정되었을 것이다.하건만 담보도 제시 못한다.돈 나올 계획이 틀어졌던 것일까.아니면 처음부터 안내고 버틸 의도였던 것일까.아무튼 빈칸 10번에는 돈을 낸 다른 사람 이름이 채워진다.「불도」를 미리 막을 수 있었던 셈.선거 치르고 살림살이 할 당비마련을 위한 길이 그것인 듯하다.그렇다 해도 저자거리 장사판 같다는 인상까지 지우긴 어렵다.◆그 현대판 매관매직의 액수는 30억 전후인 것으로 알려진다.보통 사람들 입에서 억소리 나올 돈.그 돈을 4년으로 나누어 보면 대충 하루 2백만원 꼴이다.이는 물론 이자는 계산하지 않은 것.이자까지 친다면 3백만원도 넘는 것 아닐지.『김배지가 뭐길래』는 보통사람들의 생각.가진자들은 그 정도 돈쯤 『사교계에의 입장권』(비어스의 「악마의 사전」이 내린 돈의 정의)으로 생각하는지 모른다.◆진나라의 노포가 돈앞에 굴복하는 시속을 비아냥거리면서 쓴 글이 「전신론」.돈의 힘을 신의 능력에 비유한다.전능통신(돈의 능력은 신에 통할 수 있다),유전가사귀(돈으로는 귀신도 부릴 수 있다)같은 말들이 그 맥락.그렇게 신과도 수작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돈인데 금배지 끌어 당기는 것쯤이 문제이겠는가.과연 그렇다.목쉬지 않고 까맣게 타지 않고도 여의도행 티켓을 예약한다.◆한다지만 이름좋은 「헌금」하고 금배지 다는 이들 보기가 썩 좋은건 아니다.정치 아닌 다른 뜻을 혹 곁들이지나 않았을까 싶어지면서.성실한 의정활동만이 그런 의혹에서 벗어나게 하겠건만 글쎄….
1992-03-1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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