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이민간지 올해 18년째인 K씨는 요즘 걱정이 태산같다.서울로 다시 역이민을 하기 위해 집을 사러 나왔다가 고국의 친구들에게 털어놓은 하소연은 『영 살맛이 안 난다』는 것이었다.이유인즉 낯선 땅에 이민을 가서 정신없이 살다보니 이제 살림은 자리가 잡혀 서울부모님을 가끔 찾아 뵈올수 있을 정도가 되었지만 자식농사를 잘못 지은 덕에 죽고만 싶은 심정이라는 것이다.
이제는 어언 고등학생이 된 사랑스런 딸,그해 유난히도 춥던 그 겨울에 태어난 딸애에게 문제가 생긴 것이다.학교 성적이 점점 떨어지고 집에 와서는 말이 없어지는 딸애를 보다못해(이런 현상은 부모가 자식과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교포사회의 흔한 고민거리이지만)엄마가 아이의 사생활에 간섭을 하기로 결정,하루는 밤늦게 돌아와 침대에 쓰러진 애의 소지품을 검사해 보았단다.물론 이것은 부모가 특별히 자식을 의심해서는 아니고 그냥 답답하고 궁금하고 뭐 그런 심정에서 딸아이의 핸드백을 뒤져 보았다는 것이다.그런데,『마미,대디!』하면서 엊그제까지도 깡충거리기만 하던 딸애의 백속에서 피임약이 나오더라는 것이다.그것도 포장이 찢겨 반은 사용한 흔적이 있는 약이 말이다.이제 열여섯살의 딸을 둔 부모의 심정이 오죽했겠는가?
왜 아빠·엄마가 이다지도 펄펄 뛰는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은 딸아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더라나.『남자친구들과 어울려 놀때 쓰는 것인데 나는 별로 많이 쓰는 편은 아니다』라고.
『내가 무엇때문에 남의 나라에 와서 인종차별 받아가며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가? 내인생은 과연 무엇인가?』 몇날몇밤을 뜬눈으로 새우다시피 고뇌한 끝에 내린 결론은 『더 늦기 전에 서울로 가자』는 것이었다.그래 부랴부랴 귀국을 하긴 했으나 생계대책을 마련하는 일부터 모국어를 제대로 할 줄 모르는 딸아이의 교육 등 어려운 일이 너무 많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푸념이었다.
이젠 우리 교민사회도 첫 한인시장이 나올 만큼 성숙했다.아직까지는 거의 돌아볼 틈이 없었던 교포자녀교육문제지금부터라도 정부차원에서 관심을 기울여 허탈감에 빠진 이민1·2세들과 고통을 함께 나눌 때가 아닌가 한다.
이제는 어언 고등학생이 된 사랑스런 딸,그해 유난히도 춥던 그 겨울에 태어난 딸애에게 문제가 생긴 것이다.학교 성적이 점점 떨어지고 집에 와서는 말이 없어지는 딸애를 보다못해(이런 현상은 부모가 자식과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교포사회의 흔한 고민거리이지만)엄마가 아이의 사생활에 간섭을 하기로 결정,하루는 밤늦게 돌아와 침대에 쓰러진 애의 소지품을 검사해 보았단다.물론 이것은 부모가 특별히 자식을 의심해서는 아니고 그냥 답답하고 궁금하고 뭐 그런 심정에서 딸아이의 핸드백을 뒤져 보았다는 것이다.그런데,『마미,대디!』하면서 엊그제까지도 깡충거리기만 하던 딸애의 백속에서 피임약이 나오더라는 것이다.그것도 포장이 찢겨 반은 사용한 흔적이 있는 약이 말이다.이제 열여섯살의 딸을 둔 부모의 심정이 오죽했겠는가?
왜 아빠·엄마가 이다지도 펄펄 뛰는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은 딸아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더라나.『남자친구들과 어울려 놀때 쓰는 것인데 나는 별로 많이 쓰는 편은 아니다』라고.
『내가 무엇때문에 남의 나라에 와서 인종차별 받아가며 그렇게 열심히 일했는가? 내인생은 과연 무엇인가?』 몇날몇밤을 뜬눈으로 새우다시피 고뇌한 끝에 내린 결론은 『더 늦기 전에 서울로 가자』는 것이었다.그래 부랴부랴 귀국을 하긴 했으나 생계대책을 마련하는 일부터 모국어를 제대로 할 줄 모르는 딸아이의 교육 등 어려운 일이 너무 많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는 푸념이었다.
이젠 우리 교민사회도 첫 한인시장이 나올 만큼 성숙했다.아직까지는 거의 돌아볼 틈이 없었던 교포자녀교육문제지금부터라도 정부차원에서 관심을 기울여 허탈감에 빠진 이민1·2세들과 고통을 함께 나눌 때가 아닌가 한다.
1992-01-2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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