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올해 주제(정치개혁 이룩하자:8)

서울신문 올해 주제(정치개혁 이룩하자:8)

한승조 기자 기자
입력 1992-01-19 00:00
수정 1992-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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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선진화를 위한 긴급제언/저질 「정치꾼」 도태돼야

정재선현이란 옛말이 있다.정치이건 행정이건 그것이 잘되고 못되는 것은 사람을 잘 골라 쓰는데 있다는 뜻이다.

정치도 정치제도의 운영도 사람이 하는 일이므로 예나 지금이나 일의 성패는 일하는 사람의 자질이 높은가 낮은가에 달려있다.따라서 오늘날의 민주정치는 간접적 대의정치이며 의회민주정치이므로 의회민주주의제도의 성패 역시 국회의원의 자질과 능력에 좌우될 수 밖에 없다.국회의원을 국민의 대표 또는 선양이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오늘의 국회의원들이 과연 도덕적으로 훌륭하고 지식면에서 빼어나고 업무처리나 문제해결능력이 뛰어나 현인·선양으로 불리는데 손색이 없느냐는 점이다.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 국민의 대표자로서 국회의원으로서 행세,우리나라 의회정치제도의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의 지적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어떤 사람들이 국민의 대표자와 선양으로 활동해 왔는가.

첫째 여당 또는 야당의 유력자들과 줄이 닿아 있어 강력한 천거를 받은 사람,둘째 학벌과 경력이 남보다 좋은 사람,셋째 각종 사회활동등을 통해 조직기반을 가진 사람,넷째 선거자금동원능력이 있는 사람,다섯째 자질에 관계없이 지명도가 높은 사람들이 공천을 받아왔다.그들은 일단 공천을 받으면 「유능한」사무장과 참모 또는 「헌신적인」선거운동원을 거느리고 「격렬한」선거경쟁을 통해 국회의원에 당선될 수 있는 현행 선거제도의 온상속에 보호받고 있다.

그러나 국회의원이 된다는 것과 유능한 국회의원으로 살아남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이다.입법활동,국정심의및 정책수립,행정부 감독활동,국민교육의 기능등을 수행하려면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폭넓고 깊은 전문지식을 갖춰야만 한다.그러한 능력이 없으면 중요한 정책토의에 참여할 수 없고 의회내에서 고작 박수·야유부대,거수기노릇을 하거나 밖에서는 유권자의 결혼 주례,취직알선,이권청탁이나 하고 다니는 「정치꾼」으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

우리의 헌정사를 보면 입법부는 언제난 행정부에 눌려 지냈다.행정부의 시녀노릇을 하거나 귀찮은 방해꾼 취급을 당해왔다.이것은 행정부가 독주하는 권위주의체제 탓이었다고 말할 는지 모르지만 사실은 행정부측과 대등한 위치에서 질의·토론하거나 행정부를 지도·계몽해 줄 수 있는 지식이나 능력을 가진 국회의원들이 드물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은 몹시 바쁜 사람들이라고 한다.그래서 차분히 앉아 책을 읽거나 정책자료를 연구·분석하고 심사숙고할 시간적 영유가 많지않다는 사실도 어느정도 납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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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입법부의 위상이 더 이상 저하되거나 국민들의 국회불신이 민주정치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으로 번지기 전에 국회의원들은 자구책을 찾아 공부하는 정치인이 되어야 한다.<한승조교수 고려대·정치학>
1992-01-1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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