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 약 사기 힘들다/「당번제」 유명무실… 평일도 일찍 문닫아

공휴일 약 사기 힘들다/「당번제」 유명무실… 평일도 일찍 문닫아

입력 1992-01-13 00:00
수정 1992-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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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환자 생겨도 발만 “동동”

최근 주택가에 있는 약국들이 일찍 문을 닫거나 휴일당번제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저녁 늦게나 일요일 등 휴일엔 약을 사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서울 강남 등 일부지역에서는 주 2일씩 쉬는 약국이 부쩍 늘고있는데다 대단위 아파트단지에 있는 약국들은 상가가 쉴 때 함께 문을 닫아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주고 있다.

12일 보사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서울 관악구 관내 약국들이 폐점시간을 일제히 하오9시로 앞당긴 뒤부터 강남·구로·강서·강동 등 서울시내 다른지역 약국들도 하나둘 폐점시간을 앞당기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서초·강동·양천구의 일부 약국들은 최근 월 1회 이상 토요일 하오부터 일요일까지 이틀씩 문을 닫고 있어 갑자기 몸이 아파 약국을 찾는 시민들은 구급약을 구하지 못해 병원 응급실 신세를 져야 할 형편이다.

그러나 현행법상 약을 제시간에 구하지 못해 병세가 악화되더라도 소비자 보호차원에서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있지 않은데다 「휴무약국」에 대해 제재를 가할수 있는 법규정이 없어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의 민성태씨(30·회사원)는 『지난 신정연휴때 세살난 아들이 갑자기 열이 나 해열제를 구하기 위해 동네약국을 3곳이나 돌아다녔으나 모두 문을 닫아 할수없이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가야했다』고 털어놓았다.

양천구 목동아파트 2단지 김병곤씨(27·공무원)도 『감기약이나 소화제를 사기 위해 평일 늦게나 휴일 약국을 찾는 일이 종종있지만 약국이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아 평소 회사부근에서 구급약을 미리 사다두고 있다』고 밝혔다.

약국들의 이같은 현상은 최근 보건당국이 면허가 없는 약사보조원의 조제행위를 단속하면서 급속히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약사들은 『약국이 일찍 문을 닫아 약을 찾는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고있는 것은 알지만 하루 12시간 이상 일해야 하는 입장에선 건강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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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01-1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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