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다」「가장 중요한때에는 언제나 피하고 만다」「프라이드가 대단히 강하다」「정치음치다」.그러나 「일본의 지성을 대표하는 인물이다」「국제감각이 풍부하고 경제정책에도 강하다」「독자의 정치철학을 갖고있다」.27일 일본의 집권자민당총재에 당선되어 차기총이로 결정된 미야자와 기이찌(궁택희일)를 평가할때면 흔히 등장하는 표현들이다.◆도쿄태생의 동대법학부출신.우리로치자면 서울 토박이다.수석졸업한 무사시(무장)고등학교재학시절 학교 「생도 성행록」의 평가는 어떤가.주간지 아사히 저널에 따르면 이렇다.「두뇌가 너무 예민해서 오히려 회응에 빠지기 쉬운 자기분열성이 있다」「남을 심복시킬 수 있는 힘이 없어 그의 통솔적 재능을 발휘할 기회가 적지않을까 사료된다」.◆한마디로 「재승덕박」의 평가다.그래서 총리가 되는데 그렇게 늦었는지 모른다.리크루트 스캔들에 연루되고 후배인 가이후가 총리에 발탁될때만 해도 70을 넘긴 그는 그대로 끝나는것이 아닌가 했다.그것이 불과 2년만에 역전된것.그동안 자신의 총리행진을 저해해온 모든 결점,심지어는 자존심과 정치철학까지도 버리고 바꾼결과가 주효했다는 평가다.◆한때 「가네마루 뭐라고 하는 사람같은자는 정계에서 사라지는편이 좋을것」이라고까지 매도했던 그 기네마루를 찾아가 「그동안 여러가지 본인의 불찰로 폐를 끼친데 대해 사과한다」며 90도로 허리를 굽혀 사죄를 했을 정도.「당신은 너무 고상해.흙탕냄새까지는 아니더라도 억지로라도 흙냄새정도는 풍기는게 어떻겠는가」는 것이 가네마루의 대답.1년전의 일이다.◆흙냄새를 낼만큼 미야자와가 변한 것인지 대안이 마땅치 않았든지 가네마루의 다케시다파가 지지한 덕분에 미야자와총리가 탄생한다.일본정치인 가운데 유일하게 영어토론이 가능한 국제통이며 그동안 「일본은 군사대국의 길을 걸어서는 안되며 평화헌법은 지켜야한다」는 것이 그의 신념이었다.그 신념까지 버린 것이 아닌가하는 인상을 주는 발언도 서슴지 않는것이 걱정스럽다.
1991-10-29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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