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평통합동회의 격려사<요지>

노 대통령 평통합동회의 격려사<요지>

입력 1991-10-15 00:00
수정 1991-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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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다에 떠있는 얼음은 녹게마련/북한의 개방은 통일로 가는 지름길

민주평통은 이제 국민적 대표성을 지닌 초당적,범국민적 통일기구가 되었습니다.

지역적으로는 주민이 선출한 지방의원 모두와 직능별로는 사회각계의 지도자로 구성된 우리 민주평통은 세계와 한반도정세의 급격한 변화속에 통일을 향해 온 국민의 지혜와 역량을 모으는 구심체로서 그 보람된 과업을 힘차게 수행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의 유엔가입은 한반도의 냉전체제가 국제사회로부터 무너졌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남북한의 유엔동시가입은 북한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현실적인 노선으로의 변화를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는 유엔총회에서 동서독의 유엔의석이 하나로 합쳐지는 데는 17년이 걸렸으나 남북한이 하나가 되는데는 그리 오랜 세월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유엔동시가입으로 남북한이 서로가 서로의 실체를 인정하는 바탕위에서 평화공존의 시대로 들어서는 틀이 이루어졌습니다.

북한은 극단적 폐쇄노선속에 더욱 움츠러들고 있으나 그들만이 이세계와 담을 쌓고 고립된 상태로 남아 있을 수 없습니다.

봄바다에 떠있는 얼음은 녹게 마련입니다.

북한의 유엔가입은 모든 나라… 모든 국민간에 통용되는 이 세계의 보편적 질서를 받아들이는 전기가 될 것입니다.

북한만이 사람과 물자,정보의 자유로운 소통이 단절된 땅으로 남을 수도… 그렇게 하여 국제사회에서 존립할 수도 없습니다.

북한의 개방은 통일로 나아가는 빠르고 큰 길을 열게 될것입니다.

독일의 통일에서 보듯… 한반도에 통일의 과정이 시작되면 그것은 단기간안에 가속화될 것이며 또한 그것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 될 것입니다.

나는 그러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으며 지금이 우리가 본격적인 통일의 태세를 갖추어야 할 때라고 확신합니다.

최근 2∼3년 세계의 변화가 얼마나 급속한지…「혁명」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것입니다.

공산주의는 70여년간의 실험을 통하여 참담한 실패로 끝나고 역사의 무대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다원적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이제 온 인류가 추구하는 가치체계가 되었습니다.

북방적책으로 우리는 우리에게 닫혀있던 지구의 반쪽으로 통하는 문을 열어 온 세계를 우리 민국의 활동무대로 만들었습니다.

이제 미국·일본·소련·동유럽…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우리의 통일정책을 지지합니다.

중국도 북한의 비현실적인 노선의 포기를 설득하는 입장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은 변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느 시사만평은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중국에 가서 팔보채를 달라고 했는데 중국에서는 자장면을 내놓은 것」으로 풍자 했던데….

북한이 원하는 팔보채를 바깥에서 구할 것이 아니라 남북의 겨레가 함께 마련하여 7천만 겨레가 모두가 번영을 누리도록 하자는 것…이것이 우리의 통일정책입니다.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으로 한반도의 안보와 평화에도 새로운 상황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의 방향과는 달리 한반도의 안보상황에는 아직 현실적 변화가 없습니다.

더욱이 북한의 핵무기개발은 이 지역뿐 아니라 세계평화에 큰 위협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뉴욕 한미정상회담에서 부시 미국대통령은 북한의 핵개발저지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하였습니다.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서는 미국뿐 아니라 소련과 중국을 포함한 세계 모든 나라가 이를 저지하는 공동의 노력을 펴나가고 있습니다.

이라크처럼 북한이 핵개발로 국제적 규제를 받게 되면 불행한 사태가 초래될수 있습니다.우리는 북한스스로가 핵개발을 포기하도록 모든 노력을 펼쳐나갈 것입니다.

내가 이번 유엔총회에서 천명한 평화와 통일을 위한 3대실천과제,즉 ①한반도의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고 ②상호신뢰의 구축을 바탕으로 군비통제를 추진하며 ③남북한간에 고류협력이 조속히 실현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 해나갈 것입니다.

우리 겨레가 통일을 이루는 것은 역사의 필연입니다.

세계와 시대의 조류로 보나 우리의 주도적 노력이 하나하나 결실을 맺고있는 현실로 보나 통일의 여건은 크게 진전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통일을 막아온 외부적인 장애요인은 해소되고 있습니다.

통일을 이루고 못이루는 것은 이제 우리 민족의 자주적인 역량에 달려있습니다.

『민주주의자들은 토론할 때는 분열하지만 실천할 때는 하나가 되고 공산주의자들은 토론할 때는 하나가 되지만 실천할 때는 분열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의 이러한 강점을 발휘할 수 있어야 북한의 변화를 이끌 수 있고 통일도 성취할 수 있습니다.
1991-10-1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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